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고 불리는 간의 기능은 크게 대사, 배설, 해독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술을 마셨을 때 흡수된 알코올을 대사하고 분해하는 곳이 간이고, 약물이나 몸에서 생긴 유독물질을 해독하는 곳도 간이다. 간은 오행(五行) 중 목기(木氣)가 주가 되는 장기로 생명력이 뛰어나고 회복이 빠른 장기라서 과음을 하더라도 3~4일만 쉬게 해주면 제 기능을 유지하지만 요즘처럼 연일 술을 부어대면 제아무리 튼튼한 간이라도 버티기 힘들다.
게다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만성병의 주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한방적으로 기울(氣鬱)이라고 하는데, 이 기울이 쌓이는 곳이 간이고, 환경 호르몬, 중금속 및 농약 등 오염된 환경으로 인한 독소와 노폐물들이 몸속에 쌓이고 있으니 현대인이 간은 지치고 간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자, 그렇다면 술에 찌들기 쉬운 연말 간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지나친 음주를 삼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술자리에 있다보면 분위기상 이렇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간은 피로하게 되고 어느 순간 아침에 거울을 보면 피부가 지저분해지거나 피로감으로 몸이 무겁거나 소화불량으로 배가 더부룩하거나 정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한방적으로 봤을 때 모두 담음에 의한 것으로, 피로한 간 때문에 몸의 기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노폐물들이 몸 안에 쌓임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결국 노폐물을 제거하고 간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때 가장 좋은 것이 해독보간단이다. 동의보감 <보간문>에도 수록되어 있는 이 처방은 원나라 때 명의 위역림이 황제에게 진상했던 귀한 약으로 허약하게 타고난 사람이라도 선천의 원기를 강화하여 수기와 화기가 원활히 교제하도록 해 오장의 균형을 이루고, 100일을 장복하면 만병을 물리쳐 준다는 명약이다.
처방의 구성은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가 기본이 되는데, 사향이야말로 몸 안에 있는 모든 노폐물을 제거하는 명약이며 사향으로 뚫어진 혈맥을 통해 보재 중 으뜸인 녹용 당귀 산수유가 들어가 몸을 보하고 튼실하게 잡아주어 간을 풀어주고 보해주는 명약이 되는 것이다.
연말마다 반복되는 간의 수난, 올해는 좀 그만하는 것이 간도 살고 우리도 사는 윈윈 전략이 아닐까.
청구경희한의원 신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