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원 대전지방기상청장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올 여름 처서가 지나도 열대야가 계속될 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기상예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해 보다도 높아졌다. 날씨 예보가 스마트 폰 등 전달 수단의 발달로 국민들의 생활 속에 더욱 밀착되면서 기상청의 예보에 대한 국민들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 만큼 예보에 대한 민원도 다양해 져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한 불만은 기상당국에 쏟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서장원 대전지방기상청장에게 대전 세종 충청지역의 올 여름 폭염의 원인과 올 가을 기상 전망 등에 대한 대전지방기상청의 역할 등을 들어본다.
- 먼저 올 여름 폭염이 예년에 비해 어느 정도로 뜨거웠고 이유는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
“지난 8월 20일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7.6℃로 관측을 시작한 1969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최고기온(1위 1994년 37.7℃)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기억되는 1994년과 비견될 정도입니다. 최근 무더위의 원인은 베링 해 부근에 강한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었고, 중국 대륙으로부터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권에서 강한 일사로 지면가열이 더해지면서 무더위가 지속되었습니다.”
올 여름철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식도
- 올 가을 대전 세종 충청지역의 장기 기상 전망은?
“올 가을철은 대체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10월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 경향을 보이겠지만, 11월에는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다소 추운 날씨를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수량은 9월과 11월에는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이겠고, 10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올해 8월 강수량이 매우 적었고 올 가을철 전체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뭄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가 지금부터 필요해 보입니다.”
- 대전지방기상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더위가 지속되면서 항의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요. 예보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미래에 대한 예측은 항상 불확실성이 내포되어 있고 또 과학적으로도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지구 표면의 70% 이상이 바다이고 또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사막과 극지방 등 오지의 기상관측자료 확보가 어려워 제한된 기상정보만을 가지고 예보를 생산할 수밖에 없어 기술적 어려움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예보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선 기상청은 관측공백 지역을 줄이기 위해 위성, 레이더 등 원격 탐지 기술을 높이고, 우리지역에 맞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과 예보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예보교육 운영, 기상 선진국 예보기술 습득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상청은 더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더불어 국민들의 더 많은 이해와 격려도 함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대전지방기상청 청사 전경
- 해양기후 관측 등에 대한 전문가로서 바다의 기상 현상 관측 등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설명한다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전문가라면서요? 그럼 예를 들어 실험을 해 봅시다. 호수에 돌을 던져서 물이 퍼져나가는 현상이 바다에서 파도와 같다는 것입니다. 파도의 높이를 어떻게 관측할까요? 해양기상부이라는 첨단 관측장비를 이용해서 관측합니다. 요즘 같은 더운 여름철 컵에 얼음물을 떠 놓고 관찰해 보세요. 물이 차가워지면 아래로 내려가고 뒤섞임 작용이 일어나지요. 이런 현상이 북극지방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차가워진 북극해수는 빙하를 만들고 빙하는 소금기를 해수 중으로 배출하여 더욱 무거워져 아래로 아래로 수천미터까지 내려갑니다. 그러면 북극지역의 밑으로 빠져나간 해수를 메우기 위해 주변의 표층 해수를 끌어올립니다. 이 현상이 멕시코 난류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도 온화한 기후를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거꾸로 빙하가 녹는다면 어찌될까요? 그 결과를 상상해보면 끔찍한 결과로 나타나겠죠? 해수면 높이가 올라갈 뿐 아니라 따뜻한 해류를 끌어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더욱 추워진다는 시나리오를 근거로 투모로우 영화가 제작된 겁니다.”
- 태풍과 겨울 기상 전망 등은 어떨지.
“올 가을철 북서태평양 해역에서는 평년에 비해 다소 적거나 비슷한 수준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수는 평년과 비슷한 1개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풍의 진로는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하여 주로 일본 남동부 지역을 향하는 경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통로가 만들어지면, 우리나라를 향하는 태풍의 진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태풍 발생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신속 정확한 태풍정보가 지역민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올 겨울철 우리나라 기온은 평년(0.6℃)과 비슷하겠고, 강수량은 평년(88.5mm)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게 되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도 있겠고, 서해안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많은 눈이 내릴 때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지역 자세한 겨울철 전망은 11월 23일 발표되는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름과 가을철 태풍의 일반적인 진로
- 대전지방기상청의 주요 과제와 청장으로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이나 일은 무엇인지.
“기상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어떤 사업보다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보관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예보관의 자긍심고취를 위한 인사관리를 더욱 신경 쓸 것입니다. 현재 예보관들은 밤샘근무로 인한 건강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보관의 교대근무 시스템도 세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자하는 일은 예보관이 신명나게 자긍심을 가지고 예보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헤양기구 관측 시설(격렬비열도)
- 대전 세종 충청지역 주민들에게 하고픈 말씀은.
“기상재해 최소화를 위해서 기후변화 양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지역사회에 확산시키고 적용하는 일들을 해 나갈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지금까지는 재해에 포함되지 않았던 폭염과 같은 기상현상이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기상재해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변화하는 기후에 맞는 농작물과 수산업의 변화가 일어 날 것이고 이에 따라 먹거리의 변화도 잇따를 것입니다. 이에 대전지방기상청에서는 기후변화시나리오를 생산하여 전파하는 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각종 이벤트 및 홍보활동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역기상융합서비스 연구개발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업의 결과로 충청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소득증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육심무 기자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