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순천향대학교(총장 서교일)는 홍순구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 교수가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전·후진 노젓기와 화포를 발사하기 위한 방패구조에 대해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거북선 2층에서 노군의 노 젓기와 좌우현측에 뚫려있는 방패의 포구멍으로 화포를 발사했는가에 대한 거북선 전술과 구조해석에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전·후진 노젓기와 동시에 화포사용이 가능한 방패구조에 관한 연구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 전술의 새로운 해석과 현재 복원된 거북선들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거북선은 2층에서 노를 젓고 포수는 3층에서 화포를 발사했다는 주장과 노 젓기와 화포의 사용이 같은 층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이 있다.
3층에서만 화포를 사용했다는 주장의 논리는 노를 젓는 2층 공간에서 화포를 사용하기에는 공간적인 제한이 많고 효율적인 전투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높은 3층 공간에서 화포공격을 해야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홍 교수는 노군이 있는 2층에서 화포 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근거로는 ‘근접 당파전술’을 예로들고 있다. 거북선은 적진 속에 파고들어 주변에 근접해 있는 왜선들을 거북선의 낮은 2층에서 대형의 화포로 왜선의 옆구리를 공격해야 왜선의 크기에 관계없이 명중률을 높이고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는 것.
또 3층의 용머리, 꼬리 밑, 좌우 개판의 포구멍으로 현자, 황자총통에 조란환을 넣어 발사하고 사수는 화살로 선상에 있는 왜군을 살상하는 전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높은 3층에서만 화포를 사용한다면 먼 거리의 왜선에는 화포의 공격이 가능하지만 근접한 상태에서는 높은 3층의 화포공격이 오히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거북선의 막강한 전술은 전후좌우 신속한 기동성과 2, 3층의 화포공격에 있다고 주장한다.
선조수정실록(선조 25년)에 거북선은 ‘사방으로 포를 쏠 수 있고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것이 나는 것처럼 빨랐다. 적이 덮쳐 포위하면 화포를 일제히 쏘았다’라는 내용이 있어 거북선은 전투상황에 따라 노를 저어 후진도 가능하고 동시에 사방으로 화포를 발사할 수 있는 내부구조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거북선의 후진구조에 대한 연구는 2005년 민간 연구자 김영성이 전·후진 원리를 2층 구조의 거북선 모형으로 처음 발표했다.
멍에와 멍에 중간에 노의 회전축을 위치시켜 노군의 위치에 따라 전진 또는 후진의 방향으로 노 젓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노의 회전축 위치, 노가 물속으로 잠기는 노창, 방패의 포구멍이 직선상에 위치해 있어 동거(童車)에 실려 장전된 화포를 방패의 포구멍에 위치시키기에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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