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 1990년 부산 낙동강변 엄궁동 555번지 갈대숲에서 한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처참하게 발견된 시신의 주인은 근처 지역에 살던 박 씨.
사건 현장에서는 범인을 발견할 만한 어떠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의 목격자인 박 씨의 직장동료 또한 밤이 어두워 범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장동료가 기억하는 범인 두 명의 외모는 키가 큰 사람 한 명, 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 한 명이었다. 이같은 특징은 당시 낙동강변 주변에서 잇따라 발생한 여러 건의 강도 사건들의 범인들과 매우 유사한 점을 보였다.
이 ‘엄궁동 2인조’는 현장마다 지문 하나 남기지 않는 철저함을 보였고 수사는 지체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건 발생 2년 뒤, 인근 경찰서는 용의자들을 검거했다. 당시 경찰은 이 용의자 두 명이 낙동강 주변에서 경찰을 사칭하며 돈을 갈취하고 다녔으며 두 사람의 키가 앞서의 범인들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조사 과정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었다. 수없이 반복된 조사에서 두 사람은 진술을 수차례 번복한 것이다. 일관성 없는 진술에 초기에는 다른 점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의 진술이 정리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두 사람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항소와 상고를 거쳐 대법원에서도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은 21년의 옥살이를 했다. 감형을 받고 출소를 했지만 그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두 사람의 주장을 근거로 당시 사건을 파헤쳐본다. 사건 수사를 맡았던 형사들과 그들의 무죄를 주장했던 당시 문재인 변호사 등 주변 인물을 찾아 엄궁동 2인조의 23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