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일요신문]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회의원
[충북세종=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한국 김치 육성‧발전의 일환으로 관련법까지 만들어 지원한 세계김치연구소(이하 김치연구소)의 역할 및 위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치연구소는 김치관련 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김치산업을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킬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정부출연기관으로, 이명박정부가 적극 추진하던 한식세계화사업의 전진기지로 그동안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2012년부터는 관련법인 ‘김치산업진흥법’에 근거해 폭넓은 지원을 받아온 바 있지만, 한식세계화사업은 감사원으로부터 예산 부당 사용 지적을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한국 김치의 위상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치연구소가 발간한 ‘2015년 김치연감’에 따르면, 김치 수출액은 2015년 7354만 달러로 3년째 감소(전년 대비 6.6% 감소)하고 있으며 수입액은 지난해 1억 1324만 달러로 전년 대비 8.5%가 증가하는 등 국내‧외 모두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2010년 김치연구소는 창립 이후부터 줄곧 ‘세계화’를 내세웠지만, 이에 대한 성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변 의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정규직원 1인당 해외출장을 평균 1회 가까이 갈 정도로 해외출장이 잦았으며, 대부분의 해외출장은 마케팅 또는 행사와 관련이 있는데 이에 대한 성과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치연구소가 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치연구소는 설립 이후 최근까지 일본, 중국, 베트남부터 칠레, 페루, 런던, 프랑스 등지까지 국외 홍보행사 참여를 목적으로 내세우며 꾸준하게 해외출장길에 올랐지만, 이와 관련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부족한 성과에 더해, 어느덧 총원 95명에 2본부, 4단, 3실, 1센터로 확대된 점과 연구소 정규직 중 30% 가까운 구성원이 직접적인 연구를 위한 연구직이 아닌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직이라는 점을 들어 ‘연구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조직을 위한 조직’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뚜렷한 성과 없이 조직의 규모가 커져 비용만 늘이는 데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현재 김치연구소가 내세우는 김치 맛을 일정하게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종균 지원, 기술 향상을 위해 기업과 일부 R&D 부문 협력, 미래 선도 바이오기술 확보를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및 산업화 소재 발굴 등은 상위기관인 식품연구원 수준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가능하지 않은가 라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변 의원은 “지금까지 김치연구소가 내놓은 성과들은 2010년 설립 이후 연구동 건립비용 182억 원과 출연금 765억 원을 더해 1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데 대비해 지나치게 미미하다”며 “김치연구소가 수행하는 역할을 식품연구원 내 본부 조직이나 단 조직의 운영을 통해 가능한 것은 아닌지,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역량을 집중하여 한국 김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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