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한강 뚝섬유원지 수변무대에서 열린 2016 이봉주 행복 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일요신문 사진팀
풀코스, 하프코스, 10㎞, 건강마라톤 5㎞, 가족 걷기 3㎞ 코스로 나뉘어 열린 이번 대회에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감독도 일반 참가자들과 함께 10km 코스를 함께 뛰었다. 9시부터 열린 식전 행사에는 그룹 코리아나의 이애숙 씨가 ‘빅토리’ ‘손에 손잡고’ 등의 호소력 짙은 무대를 선보여 대회 분위기를 달궜다.
개회사에서 대회를 주최한 <일요신문>의 신상철 대표는 “이봉주 감독과 함께하는 ‘일요신문 행복 마라톤대회’가 벌써 세 번째를 맞이했다. 이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고 감사하다”며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이다. 좋은 날씨에 강변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마음으로 달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한 장영기 전국마라톤협회(전마협) 회장은 “우리가 마라톤을 하는 동안 중요한 것은 천천히 꾸준히 달리겠다는 여유와 인내심,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며 “모든 참가자들이 부상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대회를 즐기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봉주 감독은 “날씨가 너무 좋아 달리기에 완벽한 날이다. 일요신문 마라톤 대회가 동호인들의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완주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사인회도 열렸다. 일요신문 사진팀
한편 식전행사에서는 신상철 대표와 장영기 전마협 회장, 이봉주 감독이 추첨자로 나서 경품 추첨행사도 열었다. 경품 추첨행사에서는 25만 원 상당의 선글라스, 대형 벽걸이 TV, 360만 원 상당의 리조트 이용권 등 푸짐한 경품이 지급됐다. 또 <일요신문>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신문과 기념품을 무료로 나눠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는 다양한 참가자들도 이목을 끌었다. 최고령 참가자인 최재은 씨(84)는 “작년에는 하프코스를 뛰었는데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아직 건강하다. 올해에는 10km 완주를 목표로 참가했다”며 “벌써 마라톤을 시작한 지 49년이 됐다. 마라톤만큼 건강관리에 좋은 운동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장애인 20명도 대회에 참가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 다른 일반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장애인재활협회 소속 고준형 참가자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달리기 좋은 것 같다. 마라톤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는데 오늘은 5km 코스를 한 시간 내외로 들어오는 게 목표”라며 “장애가 있다고 해서 도전하지 못할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홍은녀 씨도 “10km 완주를 목표로 참가했다. 동반 주자가 잘 해줘서 순위권에 들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 참가자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일요신문 사진팀
가족이 함께 참가해 추억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참가자들도 많았다. 남편과 자녀 세 명의 손을 잡고 대회에 참가한 안준선 씨(43)는 “그동안 막내가 어려서 이런 대회에 직접 참가하지 못했었는데 올해는 막내가 여섯 살로 많이 자라서 처음으로 가족 모두가 대회에 참여했다”며 “가족 모두가 참여한 대회라 의미가 큰 데다 남편이 상품까지 타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는 외국인 참가자들도 크게 늘었다. 일본인 타부치 아즈사 씨(30)는 5km 코스에 참가해 여성부 3위를 차지했다. 아즈사 씨는 “올해 4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현재 오사카에 거주 중인데 이번에 한국으로 여행 온 김에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를 직접 검색해서 참여했다. 다음 달에도 한국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국인 와리피츄 샌동 씨(39)는 10km 코스 1등을 차지했다. 와리피츄 씨는 “평소 마라톤을 좋아한다. 마라톤 대회가 있을 때마다 참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여자 10km 코스 우승자는 인천묏골 마라톤 동호회 회원 김정례 씨(59)다. 김정례 씨는 “일등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건강을 위해 10년 넘게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나이가 있다보니 점점 기록이 나빠지고 있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참가자가 나란히 가을볕이 내리쬐는 한강변을 달리고 있다. 일요신문 사진팀
전마협 소속 페이스메이커팀은 올해도 선수들과 함께 뛰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페이스메이커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페이스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페이스메이커가 함께 뛰느냐 아니냐에 따라 마라톤 풀코스 기록이 7분가량이나 차이가 났다는 통계도 있다. 이영범 씨 등 전마협 소속 14명의 페이스메이커들은 하프코스부터 풀코스까지 함께 달리며 기록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대회 입상자 전원에게는 상장과 트로피가 주어졌으며 10km와 하프코스, 풀코스 1위에게는 각각 트로피와 상금 20만 원이, 2위에게는 상금 15만 원이, 3위에게는 상금 10만 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참가자들과 10km 코스를 함께 뛰고 돌아온 이봉주 감독은 “제 이름을 딴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라며 “오늘은 16명의 장애인 선수와 함께 11월에 열리는 아테네 클래식 육상대회를 준비하며 뛰었다. 다들 실력이 훌륭해서 흐뭇했다”고 말했다.
5㎞ 코스 참가자 중 남성 1위는 김영훈 씨가 차지했다. 김 씨는 ‘춘천사랑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김 씨는 “평소 마라톤을 좋아하고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뜻 깊은 자리에서 1위를 차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풀코스 남자 1위 이장래 씨(왼쪽)와 여자 1위 김순이 씨의 결승선 통과 모습. 일요신문 사진팀
하프코스 남성부 1위는 연세대학교 수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얀 도브로볼스키 박사다. 폴란드 출신인 도브로볼스키 박사는 “한국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됐다. 평소 마라톤을 즐겨 한다. 다음에 또 참가할 예정이다. 우승해서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하프코스 여성부 1위를 차지한 김진옥 씨는 “작년에 다이어트로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마라톤은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하프대회에 참여한 것은 3번째인데 여성부 1위를 차지한 것뿐만 아니라 지난 경기보다 기록도 2분이나 단축해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연령별로 우승자도 시상했다. 70대 부분에서 최고령 우승을 차지한 오하원 씨(79)는 “60대 때도 1위를 차지한 적이 많다. 아직도 한 달에 약 400km는 달리는 것 같다. 꾸준한 마라톤으로 아직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출발 2시간 47분 28초 만에 풀코스 완주자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작년 우승자 기록 2시간 58분 16초와 비교하면 약 10분 정도 기록이 앞당겨졌다.
우승자 이장래 씨는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개최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내게 됐다”며 “10년 간 마라톤을 했는데 오늘까지 154번이나 대회를 나갔다. 오랜만에 뛰었는데 기록이 나쁘지 않아 만족한다. 앞으로도 계속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관섭 씨(2시간 57분 19초), 김충남 씨(3시간 2분 47초)가 풀코스 2, 3위로 각각 입상했다.
여자 풀코스 1위는 김순이 씨(57)가 차지했다. 3시간 29분 19초만에 풀코스를 완주한 김순이 씨는 “벌써 12년간이나 마라톤을 했다. 주 3일정도 연습을 하는데 일과 가정을 병행하다보니 연습량이 부족했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데 까지 끝까지 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