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 한 허재.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숱한 우승의 순간이 있었지만 이번만큼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감격적이진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그는 “갈비뼈 부상으로 술을 마시면 안되는데 어젠 알코올이 내 몸을 치료해 줄 것으로 믿고 좀 심하게 마셨다”면서 밝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허재는 매스컴에서 유독 관심을 두고 있는 은퇴 부분과 관련해서 “만약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미련 없이 은퇴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승을 해서 그런지 더 욕심이 난다”며 여전히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을 나타냈다.
‘다음 시즌엔 상무에 있는 신기성이 팀에 복귀하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시나리오도 은퇴 여부를 쉽게 결정짓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항간에는 정상에 올랐을 때 화려한 모습으로 은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허재는 “30년 넘게 농구만 하고 산 사람이다. 그래서 더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농구인들 사이에서 ‘전창진 감독이 벤치의 사령탑이라면 허재는 코트의 사령탑’이라며 허재의 선수들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두고 설왕설래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허재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투다.
▲ 들것에 실려 코트밖으로 후송되는 허재. | ||
허재는 어렸을 때부터 복용한 뱀탕의 효과에 대해선 사회적인 파장을 의식해서인지 “어렸을 때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냥 마음의 위안을 받는 정도”라고만 설명했다.
지금의 몸 상태는 한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인데 한동안 우승 뒤풀이 행사에 참가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을 낼 엄두가 안난다는 허재는 “그래도 술은 마시고 싶다”며 농구계 최고의 주당다운 ‘마무리 멘트’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