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부터 전시중인 이번 테마전에서 전시중인 지구의는 평면 지도와 달리 지구의 입체적인 모습을 본딴 ‘공(球)’형태의 지도이다. 또한 천구의는 우주의 항성과 별자리 위치를 공 형태에 새겨낸 천문도이다.
기원전 2세기 그리스의 크라테스(Crates of Mallus)는 최초로 지구의를 만들어 지구가 둥글다는 그리스 시대의 담론을 입증했다.
탐험가들의 항해를 통해 지구가 공 모양이라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된 15세기부터 지구의가 활발하게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서양에서 현존하는 최초의 지구의는 독일인 마르틴 베하임(Martin Behaim, 1459~1507)이 1490~93년에 만든 직경 51cm의 금속제이다. 가장 오래된 천구의는 기원후 2세기에 제작된 ‘파르네세 아틀라스(Farnese Atlas)’로, 그리스 신화의 거인인 아틀라스가 창공을 들고 있는 모습의 조각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의 테마전은 이러한 지구의의 변천사를 알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자료, 17세기 전반기부터의 서구유물과 아랍유물을 함께 전시하여 동서양과 우리나라의 지구의와 천구의 변천사를 비교할 수 있게 기획되었다.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 탁본’은 조선 태조의 명으로 제작되었던 석각(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을 18세기에 탁본한 것으로, 석각의 현재상태보다 별자리와 글씨가 더 잘 남아있는 탁본이다. ‘금동천문도(성보박물관 소장)’는 천문도를 금동원판에 진주를 박아 1652년에 만든 것으로, 그 희귀성과 특이성을 인정받아 현재 보물 1373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금동천문도의 전면에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28수 별자리와 486개의 별을 표시하고, 후면에는 오악, 소나무, 바다 등이 미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페르시아의 천구의도 전시되어 있어 이채롭다. ‘페르시안 천구의’는 금속 재질의 공에 은으로 별자리를 상감한 것으로, 우리가 익히 아는 전갈, 천칭 등이 묘사되어 있고 모든 표기가 아랍어로 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테마전은 박물관 4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토 : ~오후 9시, 일: ~오후 7시)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에 대한 내용은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의 테마전 기획자는 “지구의와 천구의는 실질적인 기능과 함께, 그 아름다운 모양과 형태 때문에 장식품, 주요 통치자의 권력상징 등으로 활용되곤 하였다”면서, “이번 테마전을 통해, 항해를 위해 바다와 하늘, 그리고 땅을 읽고자 했던 과거 인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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