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난항 예고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침몰 중인데 선장이 없다?”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았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진두지휘해야할 선장이 부재중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7일 오전 금융위원장 자격으로 금융 시장 점검 긴급회의를 열었다. 임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재부, 한국은행 등 관계 기관과 정보 공유 협력 강화 및 모든 국내외 금융 시장 상황 24시간 모니터링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 내정자는 국회 인사 청문회조차 갖지 않은 상태로 청문회 일정자체가 불투명하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국 돌파로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과 협의없이 내각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 역시 그 중 한명이다. 이에 야권은 이번 개각 대상에 대한 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지난 임 내정자이 금융위원장 취임 전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의혹 등이 제기되었음에도 통과됐던 때와는 현 정국 자체가 상반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임 내정자에게까지 책임소지가 불거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제 수장 없는 한국 경제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로 불리는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등 대외상황은 물론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지원한 대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인 만큼 기업들의 차기 성장전략과 내년 경영 계획 자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계부채가 1200조 원을 넘어 올해 말 13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어서 내수마저 악화될 조짐이 큰 점은 사태가 더 심각해 보인다. 실제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풍량을 만나 좌초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에 책임 있는 선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인한 대참사가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