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대한항공에 과징금 14억3천만원 부과

법인과 조원태 부사장 검찰에 고발... 내부거래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 이익 제공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주)와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대한항공에 과징금 총 14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과 조원태 부사장을 검찰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자신이 만들어낸 인터넷 광고 수익을 싸이버스카이가 전부 누리도록 했다.

계약상 지급받기로 한 통신 판매 수수료도 이유없이 면제하는 등 싸이버스카이와 그룹 총수 자녀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

싸이버스카이는 기내 면세품 판매 업무 보조, 일반 상품 카달로그 통신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진’ 동일인(조양호 회장)의 자녀 3인이 주식 100%를 보유(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각 33.3%)하고 있으며, 2015년 11월 대한항공이 지분 전량을 매입하여 현재는 대한항공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에게 기내 면세품의 구매 예약 웹사이트(싸이버스카이숍)의 운영을 맡겨오면서, 인터넷 광고 수익도 싸이버스카이에 전부 몰아주었다.

인터넷 광고 수익은 싸이버스카이숍 화면에 배치되는 기내 면세품의 이미지를 다른 제품에 비해 유리하게 배치해 받은 광고료 등이다.

광고 요청, 상품 배치 등 인터넷 광고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대한항공이 수행했으나 수익은 싸이버스카이가 독차지한 것이다.

싸이버스카이한테 계약상 받기로 한 통신 판매 수수료도 받지 않았다.

통신 판매란 싸이버스카이가 국내선 기내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상품과 기내주문서, 인터넷, 전화 등의 방식을 통해 판매되는 것을 말한다.

싸이버스카이가 통신 판매하는 제동목장 상품(한우, 닭, 파프리카 등)과 제주워터(생수) 상품의 판매 수수료(판매 금액의 15%)를 면제해 주었다.

해당 상품들은 통신 판매 상품 120여개 중 매출 비중이 상당한 판매 우수 상품이었으며, 다른 통신판매 상품들과 달리 제동레저,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생산 · 공급하는 제품들이다.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에게 판매 수수료를 전혀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항공기 기내에서 승무원을 통해 제동목장 상품 등의 홍보 활동까지 수행했다.

2013년 5월부터는 내부 부서에서 선물 용도 등으로 구매하는 가방, 볼펜, 시계 등의 판촉물 거래 마진율을 합리적 이유없이 3배 가까이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회사인 유니컨버스를 이용해서도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

대한항공은 유니컨버스에게 콜센터 운영 업무를 위탁한 후 장비 시설 사용료와 유지 보수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니컨버스와 그룹 총수 자녀들에게도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

유니컨버스는 조양호 회장 및 자녀 3인의 주식 90%를 보유하던 회사(2015년 4월 기준 동일인 조양호 5%, 조원태 35%, 조현아 · 조현민 각 25% 보유, 현재는 총수일가가 주식 100% 보유)로, 2016년 4월 한진정보통신에게 콜센터 사업 부문을 양도했다.  

2009년 대한항공은 콜센터 경험이 전혀 없는 유니컨버스에게 한진그룹의 콜센터를 순차적으로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유니컨버스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는 조원태였으며, 조원태는 대한항공의 콜센터 담당부서인 여객 사업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2010년 6월 국내선 콜센터에서 시작해 2011년 국제선(야간), 문자 · 채팅 콜센터 등 콜센터 운영을 유니컨버스에게 위탁했다.

유니컨버스는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통신 사업자로부터 시스템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대한항공은 해당 시스템의 사용료와 유지 보수비를 유니컨버스에게 계속 지급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대한항공 7억 1,500만원,　싸이버스카이 1억 300만원, 유니컨버스 6억 1,200만원 등 총 14억 3,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또 대한항공과 조원태부사장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2015년 2월부터 시행된 사익 편취 행위 금지 규정을 적용하여 부당한 부(富)의 이전을 차단하고 이를 엄중하게 제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울러 이번 조치로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가 경제적 부를 총수일가 개인에게 부당하게 몰아주는 내부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이 계열사를 통해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행위를 적발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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