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행장의 뒤를 이어 초대형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의 수장으로 등장한 강 전 행장은 씨티은행, 도이체방크, 뱅커트러스트 등 주로 외국계 은행에서 일해온 인물.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서울대를 나온 강 전 행장은 지난 2000년 서울은행 매각 당시 행장을 맡아 국내 금융계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후 서울은행 매각과 함께 은행을 떠나 김&장의 고문으로 일했던 그는 서울은행장 임명 당시에도 이헌재 당시 재경부 장관의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초대형 은행인 국민은행장으로 그가 선임되자 재계에서는 이헌재 부총리의 ‘끝없는 사랑’이 이면에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그는 서울은행장을 지내긴 했지만 당시에는 외국인들에게 매각하는 작업을 맡기는 차원에서 발탁된 것이고, 이번에는 본격적인 은행 경영을 맡는다는 측면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것.
주로 외국계 인행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계에 인맥이 약한 그가 국민은행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상당한 모험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강 전 행장보다 하영구 현 한미은행장이 강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가 탈락한 것도 비록 하 행장과 강 전 행장이 같은 직장(뱅커트러스트, 씨티은행)의 선후배라는 점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구획정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현재 국민은행의 최대주주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주로 외치에 나서야 하는 국민은행 경영인의 특성상 강 전 행장이 낙점됐다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