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청 보건소건물 외벽에 내걸린 朴대통령 퇴진 현수막. 사진 = 조현중 기자 ilyo66@ilyo.co.kr
[광주=일요신문] 조현중 기자 = 광주지역 일부 구청에서 시작된 ‘대통령 퇴진‘ 촉구 현수막 설치가 전체 구청과 광주시청까지 확산된 가운데 현수막 철거를 놓고 지자체와 공무원노조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구청 측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이유로 현수막 자진 철거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구청장과 같은 표현의 자유‘라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행정자치부는 현수막이 걸린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징계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광주광역시 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광주시와 광산구, 서구청사 외벽에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남구는 이날 오후에, 동구는 이날 오후 또는 다음날까지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청사에 내걸 예정이다. 북구도 노조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현수막 게시를 논의하고 있다.
광주시 노조는 이날 오후 3시께 청사 현관 옆에 가로 3.3m, 세로 9m 크기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광주시 노조위원장은 “국민을 대변해야 할 공무원들이 움츠리고 외부 눈치를 봐서는 되겠느냐는 생각에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 서구 노조는 6일 오전 청사 입구 2층 외벽에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노조는 앞선 5일 퇴근 시간대 내건 현수막을 구청 측이 1시간여 만에 강제 철거하자, 이날 다시 플래카드를 설치했다.
구청 측의 플래카드 강제 철거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광산구청에도 가로 5m, 세로 7m 크기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산구는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지방공무원법상 정치적 행위 금지 규정에 위배되는지를 놓고 법률 검토 중이며, 지난 5일부터 노조 간부들과 면담을 통해 자진 철거를 요청하고 있다. 경찰도 이날 광산구청을 방문,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 소지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전공노 광산구지부장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업무를 하면서 지킬 부분”이라며 “실정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 게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치단체장들도 촛불집회에 참여해 촛불을 들었는데 퇴진 현수막 게시를 이유로 공무원을 징계 또는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3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장현 광주시장과 김성환 동구청장(국민의당), 임우진 서구청장(이하 민주당), 최영호 남구청장,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참여했다. 송광운 북구청장(민주당)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서구에서는 지난 5일 오후부터 노조와 구청 측이 현수막 게시와 철거를 반복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구 측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서구 로고와 기관명이 새겨진 청사에 현수막을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조에 자진 철거 요청 공문을 보내고 현수막을 떼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구 노조지부장은 “오늘 오전 공문도 없이 구청에서 현수막을 다시 철거했다”며 “내일 성명을 내고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행자부는 현수막이 게시된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전공노 지부가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건 것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외 집단행위 금지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관련자를 징계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또 “시국상황에 편승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과 복무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