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3월27일 KT의 자회사인 파란닷컴에 ‘이용경 이야기’라는 블로그에 ‘우리의 인터넷 이대로 좋은가’라는 글을 올려 인터넷 종량제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의 정액제 대신 수도요금처럼 쓴 만큼 돈을 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처음 이 사장은 네티즌과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등 사태를 무마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역풍이 거세지자 결국 댓글쓰기 기능을 삭제했다.
이후 이 사장의 발언은 네티즌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해부당하기 시작했고, KT가 이 사장의 주장과는 달리 초고속인터넷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론이 들끓자 눈치를 살피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인터넷 종량제를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결국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독일·터키 방문에 맞춰 출국하려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인터넷 종량제 도입문제는 단순하지 않은 사안인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해 사실상 유보 방침을 밝혔다. 종량제가 게임산업 등 정보통신 산업을 순식간에 허물어트릴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이 사장은 종량제 도입에 대해 없던 일로 돌리고 관련 질문에는 ‘블로그에 써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8월 KT의 민영화와 동시에 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은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된다. 때문에 이 사장의 불발된 종량제 ‘소신’이 재신임을 염두에 둔 주주 호소용이었는지, KT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애사심의 발로였는지,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