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지사는 25일 도청 간부회의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5월 31일까지 각종 공식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도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 가운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사도 가급적 선거 이후로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손 지사의 이런 갑작스런 지시는 하루 앞으로 다가왔던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 기공식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영어마을 양평캠프는 도가 625억 원을 들여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 3만평 부지에 미국 버지니아 스타일의 건축물 59개 동으로 조성하는 도내 3번째 영어마을 캠프다.
양평캠프 기공식은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 일대에서 26일 오전 손학규 경기지사를 비롯 도단위 기관장, 교육계 인사, 학생,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선거 이후인 6월 8일로 연기됐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전부터 선거기간 중 착공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없는 한 일정을 미루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추진해 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영어마을은 파주LCD단지와 더불어 손 지사의 최대 치적으로 여겨진다. 서울시 버스체계 개편과 청계천 복원 등 에서 성공을 거둔 이명박 서울시장에 뒤지던 손 지사의 사업능력이 뒤늦게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손 지사는 판교테크노밸리, 한류우드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었더라면 손 지사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겠지만 그럴 경우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공정선거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현재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손 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