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산업개발은 두산의 주식(보통주) 271만 주(11.37%)를 보유하고 있던 1대 주주. 두산산업개발이 주식을 매각한 이유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산업개발-(주)두산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두산중공업의 지분 41.41%를, 두산중공업이 두산산업개발의 지분 30.08%를 가지고 있는 데 비해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한 (주)두산의 지분은 11.37%로 가장 적기 때문에 두산산업개발이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두산산업개발은 두산에 대한 지분율(보통주 기준)을 7.18%로 줄였다.
두산산업개발의 (주)두산 주식을 매입한 4세들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자녀인 박정원(44·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박혜원(42·여·두산잡지BU 상무), 박지원(40·두산중공업 부사장), 박용성 전 회장의 아들인 박진원(38·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박석원(34·두산중공업 차장), 박용현 연강재단이사장의 아들인 박태원(37·네오플럭스 상무), 박형원(36·두산식품BG 차장), 박인원(33·두산전자BG 과장), 박용만 전 부회장의 아들인 박서원(27·학생), 박재원(21·학생)으로 총 10명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박용오 전 회장과 박용성 전 회장 사이의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갈등이 터져 내부 비리가 드러나자 지배구조 개선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한 바 있다. 재계에선 이번 매각으로 두산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주)두산의 지주회사 성격 강화, 4세에 대한 사전 재산상속 등 박용오 전 회장의 ‘이의제기’로 중단됐던 두산그룹의 4세 체제를 위한 후계구도가 다시 가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매각 건도 세대를 거듭할수록 복잡해지는 두산 오너 간의 재산분할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있어 ‘임시협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그룹을 떠난 박용오 전 회장의 두 아들은 이번 (주)두산 주식 매입에서 배제됐다. 박 전 회장의 두 아들은 최근 전신전자 주식도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져 이들 부자의 최근 거취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