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SK그룹 2세 사인방은 ‘회장 2명-부회장 2명’이라는 균형을 이루게 된 셈이다.
SK그룹은 고 최종건 SK그룹 초대 회장이 창업했고 그의 동생인 고 최종현 회장이 유공(현 SK주식회사)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그룹의 중흥을 일궈 최종현 회장이 창업 1.5세대 회장으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최종현 회장 별세 이후 최종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간판을 맡고 있고 그의 친동생 재원 씨는 SKE&S 부회장으로, 최종건 회장의 2세인 최신원 씨는 SKC 회장으로, 최창원 씨는 SK케미칼의 부사장으로 활동해왔다. 유일하게 최창원 부회장만 경량급 직함(?)으로 활동해 온 것.
최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그동안 최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SK케미칼과 SK케미칼이 대주주인 SK건설의 경영을 맡아왔지만 법정 대표이사직을 맡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그는 SK케미칼 두 회사 모두의 대표이사직에 오른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SK케미칼과 SK건설이 ‘최창원의 영역’이라고 말뚝을 박은 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SK케미칼에선 이번 인사를 통해 “전문경영인과 소유경영인의 조화로운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김창근 부회장이 해오던 이사회 의장 역할은 최창원 부회장이 맡고 김창근 부회장은 케미칼 분야를, 생명과학 분야의 경영을 책임지던 신승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기존 역할을 그대로 수행해 3인 공동대표이사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그동안 일년 중 상당기간을 미국에 머물며 신규사업 발굴과 학업을 병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창원 부회장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국내 체류기간이 더 길어질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