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9일 CBS 라디오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현재 상태에만 고정을 시켜놓고 봐서 그런 말이 나오는데 강자가 안 되면 내가 왜 이러고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지지율이 답보 상태라는 지적에 대해선 “대선에서 1년은 정치적으로 보통 10년이다. 그만 한 결과가 있을테니 지켜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 “대선 주자들이 압력을 넣어 의원들의 지지를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두 예비후보와 각을 세우며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손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으로부터도 영입 제의를 받았다. 정 전 의장은 8일 손 전 지사를 향해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있기 때문에 새까만 보수 성향의 박근혜, 이명박 후보의 정체성이 가려져 있다. 하루 빨리 한나라당에서 나와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할 뜻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의 이 같은 제의가 있던 날 “햇볕정책은 더 강한 햇볕을 쏘일 수도 있어야 한다”며 한나라당 당론과 거리가 있는 발언을 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여권의 손 전 지사 영입 움직임과 관련 “남의 양어장에 와서 낚싯대만 던져 놓으면 되는가”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앞서 6일 열린우리당 지도부 및 개헌특위 위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은 스스로 노력하고 경쟁해서 후보가 돼야 한다. 모두 다 모셔가기를 기다리면 되는가”라고 손 지사를 지칭해 비판한 것으로 참석자들이 전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