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을 언급한 현 회장의 속내엔 경영권 방어 의지와 함께 그동안 현 회장을 괴롭혀온 정통성 시비에 대한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 정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인 남북경협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도 표출했는데 이는 최근 다시 대북사업 참여를 선언한 롯데관광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통해 금강산사업과 개성관광사업의 적통이 정몽헌-현대아산-현정은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해 롯데관광의 개성관광 사업 참여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것을 남북한에 동시에 어필한 셈이다. 남한에서는 시숙들의 ‘현씨 현대’ 공세에 시달리고 북한에서는 ‘사업파트너 교체’를 암시하는 북한 당국에 시달리고 있는 현 회장으로선 가장 믿을 만한 배경이 결국 시아버지 인 셈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