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이 말하는 실패의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본국 고위 관료가 유전 운영권을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 씨 동생에게 넘기려 했다는 것. 이를 거부하자 ‘성공불’ 융자(유전개발에 성공할 경우에만 상환하는 조건으로 한 융자로 국제 관례다)를 80%에서 60%로 줄이거나 끊겠다며 흔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는 기술적인 문제. 광구는 스펀지하고 비슷해서 기름이 모여드는 양하고 뽑아내는 양이 같아야 함몰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전두환 씨가 추천한 전문가가 욕심이 앞선 나머지 한꺼번에 많이 뽑으려 하다가 광구 자체가 함몰됐다는 것. 결국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경제성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 회장의 시련은 계속됐다. 주로 해외활동을 하는 동안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채용한 전문경영인의 공금횡령과 사업판단착오까지 덮친 것. 최 회장은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나는 앞으로 국가를 위해 유전을 개발할 마음이 없어. 3차 아니라 4차 오일쇼크가 온들 왜 애국을 하겠나. 아직은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어”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