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사장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총장께서 그만두셨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불쑥 나서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한 <경향신문> <중앙일보>등의 일간지와도 잇따라 인터뷰를 가졌다. 이전까지 언론 및 매스컴과의 인터뷰를 극도로 자제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문국현 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배경에는 범여권의 다급한 심정이 자리 잡고 있다.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총장의 낙마 뒤 현재로선 5% 대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한 ‘변변한’ 대권후보라고는 손학규 전 지사뿐. 그 외에도 인물은 많지만 모두 지지율이 미미한데다 오랜 정치 활동으로 일반에 식상하다면 식상한 인물들이다. 따라서 문 사장마저 중도 포기한다면 재야로부터의 새 피 수혈은 이제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근거리에서 정치권을 조망해오던 문 사장은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 “시민사회가 9~10월 전까지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 합류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분들의 나라 걱정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라고 말해 아직은 상황에 휩쓸려 섣부르게 후보로 나서진 않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했다.
현재로선 문 사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해찬, 김혁규, 유시민, 한명숙 등 친노그룹 잠룡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 위치도 언제든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문국현 사장이 정 전 총장의 중도하차를 보고 어떤 결심을 굳힐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