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박지성의 수술과 재활 과정을 지켜본 박 씨는 구단의 요청으로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고 비밀리에 미국행을 준비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지성이가 수술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시점은 오른쪽 타박상을 입은 뒤 2주일 정도 지난 뒤였다. 구단에선 수술을 권유하면서도 최종 결정은 선수 몫으로 남겨뒀다. 잠깐 고민했었다. 2주 정도 기다리면서 마음의 결심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 필요가 없었다. 젊은 나이이고 어차피 고칠 거라면 빨리 고쳐서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박 씨는 미국 비자를 준비하면서도 언론에서 눈치챌까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없는 가운데 선수의 수술 여부가 먼저 언론에 알려질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95%의 수술 성공률을 확신하는 미국 콜로라도의 리처드 스테드먼 박사를 만난 것을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구단에서 스웨덴행과 미국행,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장단점을 살펴보다가 회복 기간이 빠른 미국행을 택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수술도 잘 됐고 스테드먼 박사도 수술 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나타냈다. 퇴원할 때 그 분은 지성이에게 ‘수술은 퍼펙트하게 잘 됐다. 이제 남은 건 시간과 네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것만 이겨내면 앞으로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라고 용기와 힘을 심어 줬다.”
박 씨는 아들의 부상은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가벼운 타박상을 통해 터졌고 결국엔 무릎 연골 제거 수술로 이어졌다는 것.
“다행히 시즌 막바지에 부상을 당했고 다음 시즌 전까지 재활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 그리고 부상과 수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환경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부분 등이 지성이에게 플러스 효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지성의 어머니 장 씨는 “영국에 들어가면 주로 가벼운 음식 위주로 먹일 것이다. 운동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스런 음식은 체중에 영향을 준다”면서 “지성이가 휴가를 받으면 같이 귀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