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왼쪽), 이해찬 의원 | ||
복수의 유 의원 측근들에 따르면 유 의원은 이미 출마 쪽으로 결정을 내린 상태고 18일을 전후해 대선출정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9일 기자들과 만난 유 의원이 “지금은 나 혼자서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배경에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경쟁력에서도 자신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광범위한 비토 세력에 대해선 “내가 잘못한 것을 알았고 또 정치를 계속하는 이상 고치려고 노력하겠다”며 한껏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유 의원의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이 전 총리 측은 내색은 하지 않지만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가뜩이나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노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유 의원과 경쟁할 경우 지지층 분산 등 서로에게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전 총리가 한명숙 전 총리가 제의한 ‘이해찬·한명숙·유시민 3자 단일화’를 선뜻 받아들인 배경에는 유 의원에 대한 견제심리도 어느정도 깔려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유 의원과 단일화 경쟁을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 하지만 유 의원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전 총리의 제의를 유보하고 있다.
유 의원 측은 이 전 총리와 맞대결해서 패하더라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의원의 나이나 정치 경력에 비춰볼 때 이 전 총리에 밀리더라도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규합시키면서 차차기를 겨냥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정치적 사제지간이자 대표적인 친노주자인 이 전 총리와 유 의원의 경선 맞대결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치열한 대권 경쟁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이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정치 속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