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패배 탓일까, 아니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있던 것일까. 9월5일 시합을 하고 난 후 그녀는 테니스라켓을 내팽개치고 곧바로 광란의 파티장으로 달려갔다. 뉴욕 한복판에 있는 유명 나이트클럽 ‘캔디랜드’가 그녀가 그렇게 서둔 목적지였다.
이미 그곳 파티장에는 만나기만 하면 뜨거운 밤을 보내는 사이인 인기시트콤의 주인공이자 할리우드 최고의 바람꾼으로 정평이 난 그녀의 남자친구 매튜 페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을 만난 카프리아티는 파티장에서 무척이나 거친 플레이를 선보였다. 플로어에 나온 그녀는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 옷에, 입에는 담배가 물려져 있었고 손에는 술이 담긴 유리잔이 쥐어져 있었다.
게임의 절정은 더욱 뜨겁게 이어졌다. 파티장 안에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오자 그녀는 입고 있던 블라우스마저 벗어던진 채 무선마이크를 입에 대고 거칠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렀다(사진). 사람들은 검은색 실크 브래지어와 타이트한 바지만을 입고 춤을 추는 카프리아티 주변에 모여들었고 그녀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느새 ‘코트의 스타’가 되어 있었다.
그녀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카프리아티에 대한 통제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그녀가 과거의 악몽 속으로 다시 빠져들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변의 친구들은 그녀의 방황이 최근 들어 다시 심각해지는 것을 두고 지나친 스트레스 탓이라고 말하고 있다.
꼭 이겨야 한다는 경기에 대한 부담감과, 언론과 부모들의 기대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새로운 절대강자들의 등장으로 인한 성적 부진이 그녀에게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힘겨운 테니스 코트에서의 재기를 선택하기보다는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데 모든 것을 쏟는, 충동적인 소녀시절로 되돌아가려 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