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당시 cctv 영상 ⓒ연합뉴스
VX는 지금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신경작용제로 극소량만 사용해도 몇 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이는 색깔과 냄새가 없는 사린가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과학대의 전직 독물 학자인 줄케플리 아흐마드 박사는 25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의 경우는) 피부를 통한 흡입의 경우로 격렬한 독성효과를 유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VX는 독성이 아주 높아서 기껏해야 10~15mg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신경계 교란을 일으켜 불과 몇 분, 몇 초 만에 김정남을 사망에 이르게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줄케플리 박사에 따르면 VX와 같은 신경독성 물질은 신경화학 시스템의 효소에 영향을 미쳐 완전히 마비시키고 그 증세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게 된다.
또한, 여성 용의자들은 맨 손으로 범행하고도 멀쩡한 것에 대해서는 “고용량의 VX에는 해독제가 없다”면서 “VX는 피부를 통해 잘 흡수되고 심각한 중독증세를 유발하기 때문에 맨손으로는 물론 일반 장갑을 끼고도 만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여성 용의자들이 그들 자신을 VX로부터 잘 보호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말레이시아대학의 독물학자인 무스타파 알리 모흐드 박사는 “손이 매우 건조했다면 화학물질이 체내로 침투하기 어렵지만 눈, 코, 입술 등 촉촉한 부분을 통해서는 빠르게 채내로 흡수된다. 특히 더울 때는 더 그렇다”며 “그렇기 때문에 VX가 김정남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용의자들은 멀쩡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