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으로 제3, 제4당의 위치에 오른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는 과연 원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문제는 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 입장에선 ‘경제적으로도’ 껄끄러운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원내 교섭단체의 수가 늘어날수록 두 당의 ‘수입’이 현저하게 줄기 때문이다.
각종 선거에 따른 선거보조금을 제외한 순수 정당 국고보조금은 연간 284억 7700여만 원(2007년 기준). 이 국고보조금은 정치자금에 관한 법에서 정한 기준대로 4분기로 나뉘어 각 당에 배분·지급된다. 이 경우 원내 교섭단체에 전체 국고보조금의 50%가 우선적으로 균등 배분되고 나머지 50%는 의석 수와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이 나눠받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 포함)뿐. 이 두 당이 연간 원내 교섭단체 몫으로 가져가는 국고보조금은 각각 71억 2000여만 원(국고보조금의 50%인 약 142억 4000만 원의 1/2씩)에 이른다. 이 돈은 각 당이 연간 받는 전체 국고보조금(선거보조금 제외)의 2/3에 가까운 거액. 만약 하나의 교섭단체가 더 등장할 경우 두 당의 교섭단체 몫 보조금은 각각 47억 4700여만 원으로 줄어든다. 두 개의 교섭단체가 더 출현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현재 받는 교섭단체 몫이 각각 35억 6000만 원으로 반 토막 나기 때문이다.
국고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으로서는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가 각각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살림살이의 상당부분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당 실무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정기 언론인
한나라·민주당 ‘파이’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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