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일이 최근 먼 나라 독일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독일 국민들 역시 매주 일요일만 되면 로또 추첨에 눈과 귀를 집중하긴 마찬가지.
지난 2월16일 독일 전역에서는 적어도 2만5천 명 가량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행운의 숫자 6개를 확인한 순간 “이게 꿈이야, 생시야”를 연발하며 가슴을 졸이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이제 이 돈으로 뭘 하지?”라며 서둘러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들뜬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날 당첨자수를 확인한 사람들은 한동안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1등 69명, 2등 2만5천1백41명.
배당금 역시 3백10만유로(약 40억원)를 69명이 나눠 가진 결과 한 명당 고작(?) 4만4천백40유로(약 5천만원)가 떨어졌다. 그 전 주 1등이 1백만유로(약 10억원)를 받은 것에 비하면 푼돈임에 틀림없었다.
2등의 경우는 더욱 심했다. 5개의 숫자와 보너스 숫자를 맞춰 적어도 수천만원의 배당금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2백1유로30센트(약 26만4천원)만을 손에 쥔 채 씁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이날 로또 당첨 숫자는 4-6-12-18-24-30, 그리고 보너스 숫자는 36이었다. 이 번호의 조합은 로또 용지에 기입하면 일렬로 대각선이 되기 때문에 평소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법. 때문에 만약 제대로 터진다 해도 늘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에 로또 판매처에서는 “가급적 피하라”고 권고할 정도다.
한편 지난 1997년에는 U자 형태가 되는 9-13-23-27-38-40의 숫자로 무려 1백24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졌었다. 당시 1등 배당금은 2만7천6백유로(약 3천6백만원)에 불과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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