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연합뉴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본인의 회고록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비롯해 자신들 부부 내외와 관련된 현대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입장을 언급했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이 여사가 한 스님으로부터 “광주사태로 희생된 영가들이 원혼을 품고 구천을 헤매고 있어 나라가 시끄럽다”는 말을 듣고 “저희 때문에 희생된 분들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 내외도 사실 5·18사태의 억울한 희생자지만 그런 명분이 큰 슬픔 앞에서 뭐 그리 중요 하겠어요”라고 답한 내용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5월 단체들은 27일 성명을 통해 반발했다.
5월 단체는 “광주시민들은 전두환․이순자 씨가 회고록을 통해 당시 시민들에게 가한 가해의 진실을 밝히길 내심 기대해왔다”며 “광주시민들의 최소한의 바람과는 달리, ‘자신들은 광주와 무관하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해괴한 논리와 후안무치한 변명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들도 5․18의 피해자라는 주장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흘러나온 피로 자신의 옷도 버렸으므로 자신도 그 살인의 피해자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논리”라고 지적하며 “두 부부의 회고록과 같은 퇴행적 현상은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결과다. 차기 정부에서 철저한 5․18진상조사를 통해 발포책임자 규명, 헬기에서의 무차별 총격 등 가해자들의 죄상이 낱낱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는 4월 중 전 전 대통령 또한 자신의 일기와 개인 기록, 퇴임 후 5·18 특별법에 따른 검찰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 등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