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그의 손이 섹시해 보였다’(24세·아르바이트생)거나 ‘담배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그의 손끝을 보면서 내가 희롱당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25세·오퍼레이터)는 대답 이외에도 ‘노래방에 갔을 때, 마이크를 쥐고 있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감정표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좋았다’(27세·사무직) 등 여성들은 정신적인 환상을 근거로 성적인 흥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 간만 마키넨의 연구에 의하면 페티시즘의 남녀비율은 3 대 1 정도라고 한다.
다음으로 섹스를 하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 쉬운 시기 및 시간대를 묻는 질문에는 ‘생리전’ ‘생리중’ ‘생리후’ ‘배란기 즈음’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생리가 시작되기 2∼3일 전에는 코피가 날 정도로 섹스가 하고 싶어진다’(28세·광고회사)고 대답할 정도로 생리가 시작되기 2∼3일 전에 욕정이 생기는 스타일의 여성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음을 보여줬다. 사람의 성욕증진기는 동물의 발정기에 해당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전과 생리후, 생리시작 및 15일 전의 배란기 때 가장 성욕이 강해진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때가 바로 여성을 유인할 수 있는 적기라고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지금까지 섹스를 해 봤던 장소에서 가장 흥분이 됐던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주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져 나왔다.
‘바다’(19세·대학생), ‘산’(32세·주부) 등 ‘아웃도어’ 타입도 있었고, ‘전철 안’(27세·웹디자이너), ‘버스’(25세·아르바이트생), ‘배 위’(28세·음식업) 등 ‘운송수단’ 타입도 있었다. ‘도서관’(30세·단체직원), ‘수족관’(31세·패션업), ‘미술관’(19세·대학생) 등의 문화시설을 선호하는 여성도 있었다.
그밖에도 ‘만화방’(19세·대학생), ‘코인세탁소’(28세·댄서), ‘맥도널드’(24세·대학원생), ‘백화점 탈의실’(26세·생명보험) 등의 다양한 응답이 나와 이른바 모든 장소가 여성을 흥분시키는 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동시에 질문한 ‘그렇다면 당신이 별 의미도 없이 흥분하는 장소는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비행기’(24세·IT관련), ‘치과’(25세·아르바이트생), ‘마권이 맞았을 때’(24세·공무원) 같은 대답이 올라왔다. 야외에서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흥분하게 된다. 그러나 ‘비행기’나 ‘치과’ 같은 장소에서 흥분하는 것은 ‘무섭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여성은 단순하게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라든가, 공포를 눈앞에서 보게 되면 젖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남성 타입별 섹스 어필도는 의견이 세세하게 나뉘었다. 1위를 차지한 타입은 바로 ‘자상한 남자’로 7.3점. 다른 의견으로는 ‘이지적인 남자’(6.8점), ‘안경을 낀 남자’(5.1점)가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남자답고 몸에 털이 너무 많은 사람은 별로…’(23세·사무직)라는 의견도 많았는데, 이는 농후한 남성페로몬보다 담백한 간장맛 풍의 남자에게 여자는 안심하고 젖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남성의 어떤 몸짓에 여성은 섹스어필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는 ‘운전하고 있을 때’(25세·패션업)나 ‘요리하고 있을 때. 그중에서도 생선 요리를 하고 있을 때는 더욱더 섹시해 보인다’(22세·대학생), ‘손대지 않고 입에 문 채로 담배를 피고 있을 때는 젖고 만다’(24세·공무원), ‘남자답게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24세·공무원) 등등이 답으로 나왔다. 역시 ‘차’ ‘요리’ ‘담배’ ‘무거운 물건’을 남자의 4대 섹시 포인트로 들고 있는 여성답변자들이 아주 많았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보아 역시 시대는 변했어도 여전히 전형적인 남성상에 여성은 빠져드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