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홍익대학교에서 대전 반석역까지 운행되는 세종시 광역버스 1000번. 6일 버스 1대가 고장이 발생했지만 예비차량이 없어 전체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6일 세종시와 세종도시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홍익대 세종캠퍼스를 출발하려던 1000번 버스가 차량 경고등이 들어와 운행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타고 있던 승객은 없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차량에 장착된 소음기에 미세먼지가 많이 끼어서 발생한 고장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도시교통공사가 보유한 1000번 차량은 총 11대로, 11대가 모두 일일 운행에 투입된다.
이날 차량 고장으로 1000번은 대체 차량 투입 없이 배차 순번이 앞당겨졌으며 배차간격이 기존 15분에서 약 17~20분으로 늘어났다.
고장이 발생한 차량은 수리 후 이날 오전 11시45분 쯤 재투입됐다.
이번 1000번 버스의 운행차질은 세종시의 버스정보를 게시하는 교통정보시스템에 공지되지 않았다.
교통공사는 예비차량 없이 차량운행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이번 결행을 두고 “이미 예상된 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교통공사는 지난달 9일 1000번 버스의 운행횟수를 하루 104회에서 150회로 증편했으며 운행시간도 첫차를 오전 5시30분, 막차를 익일 오전 12시20분으로 조정해 총 110분 늘렸다.
“새벽과 심야시간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서”라던 교통공사의 무리한 증편이 결국 화를 부른 셈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교통공사가 꼬꼬버스 1번을 도색해 1000번의 예비차량으로 만들었다”며 “이 예비차량이 어제(5일) 결함이 발견돼 정비소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예비차량이 투입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더해 정비인력의 부족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도시교통공사 관계자는 “보통 운수회사의 경우 일주일 또는 정기적으로 브레이크나 라이닝 엔진 등 검차를 해 고장을 미리 예방하지만 지금 교통공사는 검차를 하지 않고 있다”며 “11대 중 일부는 엔진체크불이나 방향지시등조차 안들어 오는게 허다한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교통공사에서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버스운영센터장 1명 뿐이다.
정기 검차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니 잔고장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1000번으로 ‘도색’된 뒤 운행도 않던 예비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사항이다.
세종도시교통공사 관계자는 “운전원이 운행 전 기본적인 검차를 해야 한다. 보고하지 않고 고장이 발생하면 운전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운전원들은 “운행일지에 고장 사항 등을 적시했으나 인력이 부족해서인지 정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결과적으로 한정된 인력과 재원에서 1000번이 급격히 증편되자 문제가 도출된 것이다.
정비인원 부족에 대해 교통공사의 서비스혁신처 관계자는 “정비인력을 곧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의 합리적 지원과 이용객 중심의 행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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