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차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이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8시에 시작됐다. 10시까지 이어진 공연에서 콜드플레이는 총 23곡을 연주했다. 17년 전인 2000년 발표된 첫 앨범 1번 곡 ‘Don’t Panic’부터 지난 2015년 나온 7번째 앨범 마지막 곡 ‘Up & Up’까지 다채로운 색을 뿜었다.
공연 도중 특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보컬인 크리스 마틴은 두 번째 곡 ‘Yellow’를 시작한 지 2분 10초쯤 된 2절 초입에서 연주를 갑자기 멈췄다. 그는 “우선 공연에 와 줘서 고맙다. 행복한 부활절 되길 바란다”며 입을 뗐다. 그리곤 “세월호 3주기다. 희생자 모두에게 사랑을 보내고 기억하는 의미로 10초 묵념했으면 좋겠다. 묵념 뒤 바로 공연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화면에 뜬 추모 리본.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페이스북
노래가 시작될 때 노랗게 물들었던 조명이 꺼졌다. 자이로 밴드(조명에 맞춰 색이 변하는 손목 밴드)에서 나오던 모든 빛도 사라졌다. 주위가 숙연해졌다. 무대 뒤 화면에는 노란 리본 3개가 떠올랐다. 10초간 정적이 흘렀다. 공연이 다시 시작됐다.
콜드플레이 전원은 노란색 리본 배지를 차고 무대에 올랐다. 보컬 크리스 마틴은 허리춤에, 드러머 윌 챔피언은 웃옷에 달았다. 베이스를 맡은 가이 베리맨의 재킷에, 기타리스트 존 버클랜드는 모자에 리본이 보였다. 크리스 마틴은 오른 손목에 노란색 팔찌까지 찼다. 기타 피크도 모두 노란색이었다.
세월호 추모는 콜드플레이가 스스로 기획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콜드플레이가 서울에 도착해서 꽤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오갔으리라 생각한다. 그 사이에 나온 이야기를 잘 듣고 품은 뒤 기획한 것 같다”며 “공연장 준비까지는 주최 측에서 담당하지만 공연장 위의 일은 절대 개입할 수가 없다. 온전히 콜드플레이의 기획이었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들고 열창하는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 사진=현대카드 제공
콜드플레이는 ‘Oh, Korea’라는 후렴구의 노래도 한국 관객에게 선사했다. 공연 후반부 ‘God Put a Smile Upon Your Face’가 끝난 뒤 크리스 마틴은 홀로 기타를 잡았다. 조용히 처음 소개되는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공연을 앞두고 한국에서 즉흥적으로 만든 곡이다. ‘싸이가 부른 강남 스타일의 고향’이라는 가사까지 끼워 넣었다. 익살스런 가사에 관객은 큰 호응을 보냈다.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 화제가 됐다. 현대카드가 마련한 공연은 하루뿐이었다. 티켓 판매 시작 날 9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예매 페이지는 열리지 않았다. 뒤늦게 현대카드는 1회 추가 공연을 마련했다. 담당자가 영국까지 급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한 공연 아티스트가 연달아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을 여는 일은 처음이다. 관객 10만 명 동원도 마찬가지다.
콜드플레이는 영국 특유의 브릿 팝으로 시작해 얼터너티브, 테크노, 일렉트릭까지 두루 변화를 모색한 중견 밴드다. 17년이나 됐다. 2000년 첫 앨범을 내고 이제껏 정규앨범 7장, 판매고 8000만 장을 올렸다. 그래미 어워드를 7회 수상한 바 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강남 스타일의 고향“ 콜드플레이가 부른 ’대한민국 찬가‘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은 공연 도중 한국에서 작곡했다며 노래 한 소절을 불렀다. 가사와 번역은 다음과 같다. What are we doing for Easter? Said some of the rest of the band 밴드 멤버들이 “우리 부활절에 뭐 할까?” 묻더라. Where can we travel? To so beautiful new land? “어디 갈까? 어디 진짜 좋은 곳 없을까?” So we traveled from very far away To travel to Korea for Easter day 그래서 우리는 부활절을 맞아 진짜 멀리서 한국으로 여행을 왔어. Now we waited for a long time. Yes! It took a while To get to the home of the <Gangnam Style> 진짜 오래 걸렸지. 맞아. 싸이가 부른 ’강남 스타일‘의 고향까지 오는 데 꽤 걸렸어. But now tell all of the people that we always want to play In the city of Seoul on Easter day 우리는 이제 사람들에게 부활절마다 서울에서 연주하고 싶다고 말해. Oh Korea, oh Korea Only here that we just want to stay Oh Korea, oh Korea In Korea on Easter day 오, 한국. 오, 한국. 여기에서 머물고 싶네. 오, 한국. 오, 한국. 부활절 맞은 한국에서. In Korea, I always want us to play 한국에서 우리 늘 연주하고 싶어라.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