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해외업체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면서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해 컨소시엄 구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금호아시아나 측은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박삼구 회장 및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 불안과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후 법정관리 신청-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호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870여 개의 특허 기술 유출도 불가피하다는 것.
국내 유일의 항공 타이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방산기술이 유출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투기와 훈련기 타이어 등을 군에 납품하는 금호타이어는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국가안보와 관련된 방산업체의 해외 매각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특히 지역경제와 직결돼 있는 광주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20일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차기 정부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매각 기준을 확립한 후 납득할 만한 절차를 통해 처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의회도 “금호타이어 매각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추진돼야 하는 만큼 매각 문제를 차기 정권으로 넘겨 공정하게 재추진하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와 광주상공회의소도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에 매각할 경우 지역경제와 1만 2000여 근로자의 생존권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타이어업계의 유일한 방위산업체인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870여 개 독자 특허와 기술이 경쟁국에 유출되면 국가안보와 자국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위협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고 강조했다.
광주지역산업진흥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금호타이어 매각은 국익과 국내 타이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방어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풀어야 하며 매각 과정에 불공정 논란이 많은 만큼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로 넘겨 공정한 절차에 따라 재추진해줄 것”이라고 요구했다.
주요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일부에서는 ‘졸속 매각’이라는 비난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재입찰 필요성을 강조하는 재계 관계자도 적지 않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
특혜 채용 있었나? 김용현 전 장관 이수페타시스 근무 이력 주목
온라인 기사 ( 2024.12.11 14:12 )
-
매각대금으로 활로 찾을까…금호건설의 아시아나항공 처분 시점 주목 까닭
온라인 기사 ( 2024.12.10 16:18 )
-
비상계엄 불똥, 부동산에도 옮겨붙나…장기 침체 전망에 무게 실리는 까닭
온라인 기사 ( 2024.12.06 16: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