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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선과정에서 나타난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와 이호철 민정1비서관 내정자로 대표되는 ‘부산팀’과 이광재 기획팀장을 중심으로 한 ‘386 참모그룹’의 영향력을 압축한 표현이다. 물론 “당선자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노무현팀이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런 일”이라며 이들 두 그룹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인사들도 없지 않다.
인수위 한 고위관계자의 측근은 “비서실은 말 그대로 당선자를 보좌하는 비서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내각이라면 몰라도, 청와대 비서진 인선은 당선자 의중을 잘 읽고 일사불란하게 보좌할 수 있는 인사들이 중용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인선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도 적지 않다. 당초 대변인 물망에 올랐다 국내1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미 부대변인은 한동안 인수위를 떠나기도 했고, 이광재 기획팀장의 경우 설왕설래 끝에 결국 국정상황실장에 내정됨으로써 핵심측근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청와대 인선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뒷얘기들을 모아봤다.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내정자는 노무현 당선자의 대표적 386 핵심측근 .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정상황실장 ‘후보’로 점쳐졌던 인물이지만 내정까지 이르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인수위 구성을 앞두고 ‘좌희정, 우광재’라는 얘기가 회자되면서 안희정-이광재, 노 당선자의 두 핵심참모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급기야 안희정 정무팀장이 인수위에 내정됐음에도 민주당에 잔류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 인선과정에서 이광재 팀장의 거취도 한동안 오락가락했던 게 사실이다. ‘대통령의 일정기획비서관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서부터 ‘국정상황실 부실장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까지 그를 둘러싸고 다양한 ‘예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팀장 역시 ‘국정상황실장’에 내정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무현 당선자가 이 팀장에 대해 ‘국정상황실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며 각별한 신뢰를 표하면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이 팀장은 이 같은 당선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청와대 비서관급 인선은 물론 조각에도 실무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인선 대상자를 발굴하는 작업에서부터 선별작업에 이르기까지 공개적인 인선과정을 제외하곤 상당 부분 이 팀장의 손을 거쳐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물론 이 팀장은 신계륜 인사특보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계륜-이광재 라인에서 선별된 인사 대상자들에 대한 검증 작업은 문재인-이호철로 이어지는 민정라인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노 당선자측 여론조사 책임자로 참여했던 홍석기씨가 예비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등 검증작업에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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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성씨(왼쪽)의 홍보수석 발탁과 서갑원씨(오른쪽)의 의전비서관 기용은 예상하기 어려웠던 인사라는 평이다. | ||
파격적인 홍보수석실 인선은 당초 대변인 물망에 올랐던 김현미 부대변인이 국내언론1비서관에 내정된 이후 한동안 업무를 거부하고 여행을 떠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
또 방송3사 출신으로 홍보수석실 주요 직책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방송을 담당할 국내언론2비서관 인선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국내언론2비서관 인선은 MBC 차장 출신 권영만씨가 내정됨으로써 마무리됐다.
홍보수석실 인선의 또 다른 특징은 해외언론분야의 강화다. 외신담당 부대변인을 새로이 임명한 데 이어 해외언론비서관직을 유지함으로써 공보기능 가운데 해외파트의 비중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북핵문제와 한/미/일관계 등 산적한 현안을 처리해야 할 필요성에, 국제무대에 신인이나 다름없는 노무현 당선자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 당선자의 청와대 비서관급 인선에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의전비서관에 서갑원 의전팀장이 임명된 점이다. 통상 대통령 비서실 의전비서관은 외교의 연속성 때문에 외무 지식과 경험이 많은 직업 외교관 출신이 임명되던 자리였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오랫동안 자신과 호흡을 맞춰왔던 서 의전팀장을 의전비서관에 내정했다. 서 팀장의 의전비서관 내정은 양길승 제1부속실장 내정에 따른 순차적 인사라는 후문이다. 양 실장 내정자는 노무현 당선자가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로 임명된 이후 의전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청와대 비서관급 인선에 나타난 또다른 특징은 인수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 출신 인사들이 배제된 점이다. 물론 이들이 향후 정책실 산하 주요 태스크포스팀이나 내각 구성 등에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내각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론’을 통한 인수위 운영을 강조한 노 당선자는 인수위원들과 토론과정에서 개별 인수위원들에 대한 능력을 평가해왔다고 한다. 보고서가 아닌 현장 토론에서는 개별 인수위원들의 능력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
노 당선자는 인수위 활동을 통해 중용할 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대상자를 나름대로 선별해 놓고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인선에 학자 출신 인수위원이 배제된 것도 이같은 노 당선자의 평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서관급 인선에 이어 행정관급 이하 실무진 인선 작업에도 386 참모그룹의 역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계륜-이광재-백원우(인수위 전문위원)로 이어지는 인사라인에서 실무진에 대한 대강의 얼개가 짜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도술 총무비서관 내정 이후에는 최 내정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실무진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무진 인선에서도 386 참모그룹의 영향력은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과 수석급 내정자들이 대상자로 한두 명씩 천거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문재인-이호철-고성규로 이어지는 민정라인에서도 실무진 인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말 그대로 ‘노무현팀’으로 짜여지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를 도와 국정을 이끌어갈 수족을 선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청와대 새 진용이 적지 않은 위험성도 함께 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집권 경험이 전무한 데다 하다 못해 야당 권력도 주도적으로 행사해보지 못한 아마추어들로 청와대가 짜여질 경우 안정적 국정운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한 인수위원의 우려가 말 그대로 기우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