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정식재판에 출석한 가운데, 그가 착용했던 배지의 글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 사진에는 왼쪽 배지의 수인번호를 비롯한 글귀가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이종현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 왼쪽 옷깃에 둥근 배지를 착용하고 출석했으며, 배지에는 수인번호 ‘503’과 서울구치소를 뜻하는 서울(구), 빨간 글씨의 ‘나대블츠’가 적혀있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나대블츠’는 구치소 측이 수감자들을 수용하고 호송할 때 공범과 격리하기 위해 임의로 붙인 기호다.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들은 모두 ‘나’라는 글자가 적힌 배지를 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는 대기업 관련 뇌물 및 직권남용 혐의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블’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츠’는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관련 혐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뇌물 관련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법정에서 ‘나대’라고 적힌 배지를,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나블’이라 적힌 배지를 착용한 바 있다.
더불어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를 운영하며 삼성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장시호 씨의 배지에는 ‘나츠’라는 글귀가,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배지에는 이화여대를 뜻하는 ‘이’를 붙인 ‘나이’가 적혀 있었다.
이를 조합해보면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대기업 관련 뇌물 및 직권남용 혐의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사건의 피고인이라는 의미로 ‘나대블츠’라고 적힌 배지를 착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