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요신문] 김정규 기자 = 경찰이 범죄 피해 민원인에 희롱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A씨(26‧여)는 1일 오후 중앙지검 모 검사라고 밝힌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범죄에 연루돼 있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내용이었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그 남자가 알려준 사건번호로 검색해보니 실제 벌어진 사건이었고, 본인이 생각지도 못하게 연루돼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을 떨치지 못했다.
A씨는 울면서 은행에 가서 적금을 해지하고, 남자가 불러준 계좌로 그 돈을 입금하려했다.
그러던 중 A씨를 보이스피싱 피해자라고 생각한 은행 직원의 만류로 피해를 막았다.
그녀는 은행직원과 함께 천안동남경찰서 신안파출소에 가서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걸려온 전화번호와 입금하려던 계좌번호 등의 내용을 신고했다.
그런데 A씨는 경찰로부터 “(송금 안했으니)손해 안 봤으면 됐지 뭐 이런 걸 신고하냐. 사이버수사대에 있어 봤는데 어차피 신고해도 잡지 못 한다. 냉장고에 돈을 넣어두고 나한테 비밀번호를 알려줘라”라는 황당한 답변과 응대를 받게 된 것.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시민 B씨는 “(피해자 A씨가)시간을 따로 내서 은행을 가고 적금을 깼다. 그리고 범죄 연루 두려움에 떨고, 울고 그랬는데 금전적인 피해는 다행히 막았지만 정신적인 피해는 입은 것”이라며 “경찰은 범인 검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렇게 대처하면 누가 경찰을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밝힌 경찰은 “동료 직원이 그렇게 말한 건 사실이지만 장난은 아니었다. 주의를 주기위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용호 신안파출소장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와 성추행 범죄 예방을 위해 관내 사업장과 지역 단체에서 ‘찾아가는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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