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 박 전 대표는 동생 근령 씨의 결혼에 대해 공식언급이 없었으며, 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
14세의 나이 차가 나는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이례적으로 ‘산상약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상황이라 이들의 약혼 소식은 자연스레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신 씨의 ‘개인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불거지면서 여러 의혹이 증폭됐다. 뿐만 아니라 신 씨가 박 전 이사장의 ‘약혼남’으로 등장하면서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주변사람들은 “신 씨가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이란 ‘이름’을 등에 업고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아니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반면 당시 신 씨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박근령) 이사장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자신에 대한 소문을 일축한 바 있다.
이들의 결혼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 집안에서도 축하보다는 걱정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박 전 대표나 동생 박지만 씨도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의 가까운 친척 A 씨와 양가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측근 B 씨를 통해 두 사람의 결혼을 둘러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박근령 전 이사장과 신동욱 씨는 지난 2006년 9월 한나라당 당직자로 일했던 지인의 소개로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약 4개월 만인 그 해 12월 결혼을 약속했다. 박 전 이사장은 재단 홍보문제에 대해 신 씨의 자문을 얻으면서 차츰 가까워졌다고 한다.
당시 두 사람이 급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치권 주변에서는 여러 뒷말이 흘러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있던 박 전 대표의 ‘가정사’라 세간의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고 더불어 박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인지 박 전 대표는 동생 박 전 이사장의 결혼 발표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전 이사장 측 또한 “약혼식에 박 전 대표와 동생 박지만 씨 등 가족을 부르지 않고 지인들만 초대해 치렀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혼경력이 있는 신 씨의 ‘주변사’에 대해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면서 박 전 대표 측과 집안에서도 박근령 씨의 혼사가 자칫 ‘골칫거리’로 부각되지 않을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당시 신 씨의 전처 문 아무개 씨는 언론을 통해 전 남편 신 씨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격정적으로 토로했었다. 또 문 씨는 자신과 신 씨가 2004년 1월 이혼한 뒤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2004년 12월 16일 둘째딸을 낳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 아이는 신 씨가 박 전 이사장과 약혼식을 올린 이후인 지난해 2월 15일 뒤늦게 호적에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 박근령 씨(왼쪽), 신동욱 씨 | ||
이후 두 사람 간의 갈등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친척인 A 씨는 “신 씨와 전처의 문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모르겠다”면서 걱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항간에는 동생 박지만 씨가 두 사람에게 아파트와 차를 사주는 등 지원을 해주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지만 씨가 두 사람의 결혼을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한다. 이에 대해 측근인 B 씨는 “전처와의 돈 문제를 말끔히 정리하라고 돈을 좀 주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 씨는 전처와의 잡음뿐 아니라 육영재단 간부들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겪어왔다. 그가 ‘실세’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육영재단 간부들 중 상당수는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신 씨가 심용식 전 육영재단 대변인의 차량에 치었다며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 씨는 심 전 대변인이 전처와의 문제를 폭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박 전 이사장 집안사람들이 신 씨와의 결혼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그가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박 전 이사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B 씨는 “신 씨는 야망이 대단한 인물이다. 평소에도 ‘나는 정치판에서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앞으로 신 씨가 박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걸 염두에 둔 한나라당 내 박 전 대표의 견제세력 중에는 신 씨를 옆에서 부추기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신 씨도 ‘그 때’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 씨는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박 전 이사장의 만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근령 이사장과의 만남에 대해 의도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돈이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전처가 돈은 더 많다. 정치적 야심 때문이었다면 난 오히려 이사장님을 선택한 것이 내겐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이사장님이 나를 택해준 것은 그만큼 나의 가치와 비전을 믿었기 때문 아니겠는가. 난 이사장의 선택을 존경하고 그분을 존경한다.”
박 전 대표 집안에서는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축하보다는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B 씨는 이들의 결혼식에 대다수 집안 친지들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친척 A 씨 역시 “나도 결혼식에 오라는 전화를 받기는 했지만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 씨는 “박근혜 전 대표나 (박)지만이 모두 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참석하게 되면 온통 언론의 관심이 쏠릴 텐데 박 전 대표에게 누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 1월 혼인신고를 해둔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혼식은 오는 13일 여의도의 한 웨딩홀에서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다. 한 친척은 “결국은 결혼을 하게 됐으니 부디 잘 살기를 바란다. 이들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을 경우 결국 그 부담을 본인들뿐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 가능성이 큰 박 전 대표까지도 감당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