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김혜선 기수와 <제주의 하늘>
[부산=일요신문] 하호선 기자 = 한국 경마 대표 여성기수인 김혜선(30) 기수가 지난 11일 열린 ‘코리안오크스(GII, 1,800m, 국OPEN)배’를 통해 첫 대상경주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009년 데뷔한 이래 8년 만에 거머쥔 대상경주 우승이자, 여성 기수 최초의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이날 김혜선 기수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낸 경주마 ‘제주의하늘’은 당초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았기에 경마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날의 결과가 반전임을 입증하듯, 실제 단승식 배당률 또한 무려 56배를 기록했다.
동물을 좋아해 말을 타는 기수가 됐다는 김혜선 기수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진짜 기수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00승을 바라보고 있는 베테랑 기수임에도 대상경주 수상경험이 없어 늘 아쉬웠다는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우승 전략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제주의하늘’은 승부욕이 강한 마필인데, 초반에 힘을 쓰면 나중에 걸음이 나오지 않아, 경주 막판에 힘을 쓰도록 유도했다”며 “말의 특성을 고려하고, 말과 교감한 것이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수.
실제로 ‘제주의하늘’은 데뷔 후 김혜선 기수와 총 6번 호흡을 맞춰, 3번이나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김혜선 기수는 “여성기수이기에 남성에 비해 체력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마필을 이해하는 무기를 지닌 기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대상경주 우승 전에는 매번 반복되는 경주에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다”며 “코리안오크스배(GII)를 통해 기수로서 꿈꿔온 최종 목표였던 대상경주 우승을 이뤘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대상경주 우승 직후 가장 존경해오던 선배 문세영 기수에게 ‘자랑스럽다’는 문자를 받고 감격했다는 김혜선 기수는 “문세영 기수처럼 경마 선진국에 진출해 해외무대를 누비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향후 문세영 기수처럼 해외에 진출해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는 김혜선 기수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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