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 ||
이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대비해 과연 자국을 대표하는 고위급 정치인들이 얼마나 외국어를 구사하고 있을까에 따른 자문 때문이다. 이는 외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한 정치인들이 혹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인지 최근에는 정계에서 은퇴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61)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슈뢰더의 영어 실력은 이미 형편 없기로 소문이 나 있는 게 사실. 총리 시절 정상 회담이나 외국 순방길에도 늘 통역사 없이는 의사 소통이 전혀 안됐으며, 그는 이런 취약한 영어 실력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51)의 영어 실력은 가히 수준급이다. 영어로 막힘 없는 대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 러시아어도 통역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하게 구사한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맞아 가장 물 만난 고기는 다름아닌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49)이다. 외무장관답게 그의 영어 실력은 거의 모국어 수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나 부시 미국 대통령과 스스럼 없이 농담까지 주고 받는 데다가 축구 전문용어까지 섞어가면서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다. 이밖에 프랑스어 구사 능력도 전혀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것이 측근의 설명.
이밖에 호르스트 제호퍼 농무부 장관(56)은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인 농업 분야의 전문 용어를 보강하기 위해서 얼마 전부터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고위급 정치인들이 영어나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1~2개 국어를 구사하고 있는 반면 프란츠 뮌터페링 부총리(65)는 구사할 줄 아는 외국어가 하나도 없다. 내각에서 영어만 나왔다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거의 유일한 존재라고.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