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프랑스의 와인생산자협동조합이 지중해 바닷속에 묻어두었던 와인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수장시켜 둔 와인은 모두 120병이었으며, 레드, 화이트, 로즈 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벌집 모양의 보관함에 넣은 후 궤짝에 보관해두었다.
이는 전통적인 방법인 지하 저장실에서 숙성시키는 것보다 바닷속에서 와인을 숙성시킬 경우 과연 더 좋은 맛이 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세계 2차대전 때 바닷속에 가라앉았던 수십 년 된 와인병들이 손상되지 않은 채 온전하게 발견된 데서 착안한 것이었다. 당시 와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와인의 맛은 꽤나 훌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2년 전 비밀리에 실험을 진행했던 와인 전문가들은 바닷속에 묻은 120병의 와인과 똑같은 와인을 지상의 지하 저장실에도 보관해 놓았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마침내 수장된 와인의 샘플 일부를 꺼내 맛보았다. 샘플을 시음한 소믈리에 장인인 지젤 마르갱은 “훌륭하다. 바디감이 좋고, 블랙 프룻과 초콜릿향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하 저장실에서 숙성시킨 와인과 별다른 차이점은 못 느꼈다”면서 “보다 더 오랜 기간 바닷속에서 숙성시켜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는 해저 40m가 와인을 숙성시키기에 최적의 깊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로는 먼저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 공기가 없다는 점, 기온이 서늘하다는 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1년 내내 이런 조건들이 변함없이 지속된다는 점을 들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