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주행 시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매년 여름이면 장맛비와 국지성 폭우 등으로 비에 젖은 노면에서 도로와 타이어 사이의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수막 현상’은 미끄러짐 사고의 큰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타이어 점검은 필수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이면 휴가계획으로 들뜨게 마련이지만, 안전한 여름을 보내길 원한다면 타이어 안전부터 점검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전문가의 도움말로 장마철 ‘타이어 안전관리 요령’을 정리해 본다.
안전을 위한 타이어 관리 요령은 다음 7가지로 우선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매월 1회 전반적으로 타이어 점검을 받는 것이 좋고, 마모한계 1.6mm 이하인 타이어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거리 고속주행의 경우에는 계속적인 주행으로 인한 타이어 내부의 축적된 열을 식혀주기 위하여 2시간 마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불규칙한 타이어 마모를 방지해 수명을 연장하고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5,000km ~ 10.000km를 주행한 뒤 위치를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승용차의 경우 정기적인 타이어 위치 교환 및 교체 시 4개 전량 교체를 권장하고, 상용차의 경우 전ᆞ후륜 위치에 맞는 타이어 취부 및 복륜 타이어 교체 시 한 축 2개 동시 교체를 권장한다.
상처 난 타이어는 운행 중 파열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판매점에서 점검하며, 상처가 도달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새 타이어로 교체해야 한다.
스페어 타이어는 필요할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기압, 상처유무, 남은 홈 깊이 등을 필히 점검해야 한다.
내 안전의 마지노선 1.6mm?
이제 많은 운전자들이 타이어 마모가 심하면 안전에 위협이 있다는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다. 그럼 어느 정도의 마모 수준이 위험한 상태일까?
동일한 타이어 상황일지라도 비에 젖은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제동력이 낮아져 미끄러지는 거리가 1.5배 이상 되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정상 타이어와 마모 타이어의 제동거리 차이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왜 마모가 심하면 잘 미끄러질까? 차량이 주행할 때, 지면의 물은 타이어 트레드(Tread)의 패턴(pattern)이라는 홈을 통해 배수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타이어의 지나친 마모는 패턴의 홈 깊이를 감소시켜 물이 빠져 나가기 어렵게 만들어 타이어와 도로 표면 사이에 수막을 형성시키게 된다.
수막현상은 고속에서 더욱 심해지므로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된 차량이 비로 인해 젖은 노면위를 고속으로 달리면 차량이 물 위를 떠서 날아가는 것과 같아 차량을 조종할 수 없어 그 위험성은 매우 커진다.
한국타이어에서 실험한 결과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km 이상 달리다가 급제동하게 될 시 홈의 깊이가 7mm인 새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 홈의 깊이가 1.6mm로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의 약 2배 가까운 제동력 차이가 발생했다.
시속 80km로 코너를 도는 실험에서는 신규 타이어가 2~3m 미끄러지는 반면에 마모된 타이어는 아예 도로 밖으로 이탈해 버리는 결과가 나타나 마모된 타이어의 위험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럼 타이어 홈 깊이가 마모 한계선인 1.6mm에 닿으면 그 때 타이어를 교체하면 되는 것일까?
여름철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마모한계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홈 깊이가 2.8mm 정도인 상태에서 여유를 두고 타이어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단순히 가격 때문에 중고 타이어를 고려하게 되는데 싼 값에 끌려 제조한지 오래된 중고 타이어를 구입할 시 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타이어는 오래될수록 고무층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고속주행 시 파손위험이 커진다.
장마철의 젖은 도로에서는 마모도의 차이가 제동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정기적인 위치 교환 및 4개 동시 교체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전륜 후륜 중 마모가 비교적 적게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타이어를 2개만 교체하는 운전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륜 2개, 후륜 2개만 교체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륜 2개만 새 타이어로 교체한 경우 후륜의 마모된 타이어가 조종성을 잃어 코너링시 오버 스티어 현상(차량의 후륜이 코너링시 회전하는 바깥으로 밀려나가 차체가 코너 안쪽으로 회전, 차량 조정이 불가능해지는 현상)이 일어 날 수 있고 반대로 후륜 2개만 교체시 전륜의 마모된 타이어가 조종성을 잃어 코너링시 언더 스티어 현상(차량의 전륜이 회전하는 바깥으로 밀려나가 차체가 코너링시 예상 궤도 보다 바깥쪽으로 더 밀려나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위치교환으로 전· 후륜 타이어의 불규칙 마모를 방지하고 균일하게 마모되도록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여 교체 시에는 4개를 동시에 교체하여 최상의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빗길 안전운전의 지름길이다.
트럭 빗길 제동거리 테스트
공기압 체크로 빗길 안전운전, 연비절감 등 1석 3조
타이어 마모 상태 못지 않게 타이어 관리를 위해 중요한 요소가 바로 적정 공기압 유지이다. 평상 시 타이어 공기압은 부족해도 또 과해서도 안 된다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하면 회전저항이 커지고, 타이어 각 부분의 움직임이 커져 열이 과다하게 발생된다. 뿐만 아니라 고속 주행 시 타이어 표면이 물결을 치는 듯한 현상인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가 발생하는데, 최악의 경우 타이어가 파괴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반대로 과할 경우에는 완충능력이 떨어져 승차감이 나빠지고 차체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이어의 모든 부위가 긴장된 상태여서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으로부터 타이어 손상이 쉽게 발생 될 뿐 아니라 중앙 부분에서 이상 조기 마모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타이어는 지정된 공기압을 유지하여 타이어의 트레드 부위 전체가 지면에 고르게 접촉되도록 해야 한다.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마모되도록 함으로써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연비도 절감할 수 있어, 적정 공기압 유지는 운전자들이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타이어를 관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트럭 ᆞ버스, 타이어 관리는 섬세하게
상용차라고 불리는 트럭ᆞ버스의 경우 승용차 대비 큰 차체와 화물 혹은 승객을 싣고 나르는 차량의 특성상 높은 하중과 고출력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상용차의 경우 후륜에 복륜 구조(자동차의 차축 한 쪽에 2개의 바퀴를 설치한 구조)를 사용한다.
큰 차체와 하중의 상용차는 정비 소홀로 인한 작은 결함이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둔감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더 섬세한 관리가 요구된다.
후륜 복륜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상용차는 타이어 교체 시 한 축의 복륜 타이어 2개를 동시에 교체할 것을 권장한다.
복륜 타이어 중 한 쪽이 지나치게 마모가 진행된 상태에서 주행할 경우 타이어 외경(타이어 바깥의 전체 크기)의 차이로 인해 차량의 후륜 한 축이 하중으로 인해 기울어지는 하중편차가 발생 타이어가 터지거나 차량이 전복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중편차로 인한 차량 사고는 복륜 타이어의 마모 차이 이외에도 공기압 점검을 소홀히 했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공기압이 적은 타이어는 하중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타이어 외경이 정상 공기압의 타이어보다 작아지게 되어 마모가 진행된 타이어와 같이 하중편차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복륜 2개의 타이어 공기압이 동시에 부족한 경우에도 복륜 타이어 간 마찰이 발생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미끄러운 빗길에서는 하중편차로 인해 차량의 제동력 및 조종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