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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전사령부’ 지난 8월28일 총리임명동의를 위한 국회본회 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회창 후보 자리에 모여 대책 을논의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 ||
여기서 말하는 ‘파일’이란 상대 후보의 장단점과 지지세력 분석, 공격포인트, 그에 따른 당의 대선전략 등을 망라한 자료다. 지난주 내내 열린 한나라당 대선기획단 회의는 대선구도 예측과 그에 따른 한나라당의 대선전략을 짜는데 모아졌다. 대선을 불과 1백10일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대선구도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따라서 정확한 구도 예측 없이는 전략을 수립하기 힘든 상황. 더군다나 대선기획단은 9월 초 대선 선대위가 구성되면 그동안의 작업을 선대위에 넘겨줘야 한다. 정형근 김문수 이재오 권철현 의원 등 한나라당의 지략가들이 다 모인 대선기획단의 결론은 이번 대선이 이회창-노무현-정몽준-권영길 등 최소한 4자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대선이 다가올수록 다자구도가 2자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대선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문제는 누가 이회창 후보와 2자구도를 형성하느냐에 쏠렸다. 대선기획단의 예측은 이회창-노무현 2자구도로 결론났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잠깐 서랍에 넣어두었던 노무현 파일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실제로 8월중순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의 급부상에 위기를 느끼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당시에는 민주당의 반노무현파 상당수가 민주당을 이탈, 정몽준 신당에 참여하거나 민주당 신당이 정몽준 의원을 영입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대변인실은 연일 정 의원을 공격하는 성명과 논평을 발표했고, 심지어 서청원 대표는 “부와 권력을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며 직격탄을 쏘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중순이 지나면서 한나라당은 정몽준 공격을 멈췄다. 성명과 논평은 물론 당직자들의 발언에도 정몽준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회창 후보가 상대해야할 경쟁자는 결국 노무현 후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현재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정몽준 의원을 제3후보로 격하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정세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한나라당은 노 후보가 당내 반노무현파의 준동을 어느정도 제압하고 제자리를 잡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정몽준 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고, 민주당 의원들의 대거 이탈 조짐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인제 의원 중심세력도 노무현 아성을 깨뜨리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명분을 얻을 수도, 여론을 등에 업을 수도 없다는 판단이 민주당 내부에 나오고 있다는 점을 꿰뚫어보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기획단은 노무현-정몽준의 재경선을 통해 지난 4월의 노풍을 다시 한 번 일으키려했던 민주당 지도부의 기대는 완전히 물건너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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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30일 열린 한화갑 민주당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노무현 후보(왼쪽)와 김근태 의원. 임준선 기자 | ||
대선출마를 선언한 그때부터 이회창, 노무현 후보보다 훨씬 더 가혹한 국민들의 검증대에 오를 것이 뻔하다. 특히 장상, 장대환 두 총리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의 여론이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맞춰져 있는 만큼 재산이 2천억원이 넘는 재벌인 정 의원이 검증의 터널을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노풍은 검증 2개월 만에 가라앉았지만 정풍(정몽준 바람)은 한 달도 안돼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 의원은 제3후보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이 한나라당 대선기획단의 관측이다. 세 번째는 노풍의 잠재력이다. 대선기획단의 한 핵심의원은 “최근 노 후보의 일정을 보니까, 이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노 후보가 김해 수해지역에 가서 수레를 끄는 모습, 태릉 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체조를 하는 모습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의원은 “이회창 후보는 김해 수해지역에서 고무보트에 탄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고, 매일 점잖은 사람들은 만나 악수하는 모습만 나온다”면서 “이 후보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역동성이 노후보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사모가 활동방향을 인터넷 정당 쪽으로 틀고 10만 명 당원모집 운동에 들어간 것도 노후보의 재도약과 무관치 않다. 노 후보가 여전히 20대와 30대 젊은층에 잠재적인 지지력을 가지고 있고, 당 내분을 추스른 뒤 노무현 특유의 다이내믹한 대선 행보를 보여줄 경우 제2의 노풍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한나라당 대선기획단이 내린 결론이다.
대선기획단의 이 같은 분석 직후 한나라당의 공격초점은 다시 노 후보에 모아지고 있다. 서청원 대표는 지난 8월30일 총리서리제의 위헌 문제와 민주당의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실력저지에 대해 노 후보의 의견을 추궁했다. 서 대표는 “율사인 노후보가 왜 서리 제도의 위헌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국회법에 따른 해임건의안을 몸으로 막는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노 후보는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입에서 노 후보를 비난하는 말이 나온 것은 거의 한 달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서 대표의 이날 발언을 노 후보에 대한 재공격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노무현 공격은 여전히 ‘대통령 감이 안된다’ ‘말과 행동이 가볍다’ ‘집권당을 주도하지 못하고 행정경험이 짧다’는 것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념에 대한 공세는 최근 남북관계의 급진전 상황 때문에 공격루트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후보의 약점을 들춰낼 ‘노무현 파일’에는 노 후보 부친의 창씨개명, 노 후보 측근의 벤처비리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송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