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마이타케’라고 불리는 잎새버섯. | ||
이 잎새버섯에서 추출한 ‘MD-프랙션(MD-Fraction)’이 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중지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일본에서 동물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진행 중이고, 미국의 유명 암센터도 FDA(미국식품의약국) 승인을 받기 위해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잎새버섯에서 MD-프랙션을 추출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사람은 일본의 고베 약과대학 미생물학 연구실의 난바 교수다. 그는 잎새버섯에 포함된 베타글루칸(β-glucan)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고는 베타글루칸에서 여러 가지 성분을 추출했는데 그 중 특히 뛰어난 항암작용을 보인 것이 MD-프랙션이었다.
암 환자는 보통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암 세포를 공격하거나 제거할 힘이 약해진다. MD-프랙션은 암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 제거에 효과가 있다.
난바 교수가 암 세포를 이식한 실험쥐를 MD-프랙션을 투여한 그룹과 투여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한 결과, 투여한 그룹의 쥐들은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암 세포에 대한 공격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 종양 억제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난바 교수는 “항암제만 투여한 쥐의 암 억제율이 39%에 지나지 않았고 MD-프랙션만 투여한 쥐는 71%였다. 그러나 항암제와 MD-프랙션을 함께 투여한 경우에는 90%까지 암 억제율이 올라갔다. MD-프랙션으로 면역력의 저하를 막으면서 동시에 항암제를 투여한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고 설명한다.
실제 암 환자들에게 MD-프랙션을 물에 타서 복용시킨 후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폐암으로 흉수가 차있는 38세 여성의 경우 MD-프랙션과 함께 잎새버섯 분말과 비타민C를 섞은 알약을 매일 복용시켰더니 1년 후 면역세포의 숫자가 2.2배로 늘어나고 4년 반 후에는 병소(病巢)가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또 문정맥에 암이 생겨 수술이 어려웠던 45세 남성의 경우엔 8개월 동안 MD-프랙션과 잎새버섯 분말 알약을 복용시키자 암의 크기가 30% 줄어들어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MD-프랙션을 복용했지만 결국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지 않아 숨진 환자도 있었다. 그러나 부작용이 너무 심해 항암제 치료를 그만두고 MD-프랙션만 복용한 환자의 경우, 사망하기 전까지 큰 고통 없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MD-프랙션은 유방암이나 폐암, 간암에 효과를 나타냈지만 췌장암이나 위암, 백혈병, 뇌종양에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MD-프랙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널리 알려진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는 2004년부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방성이 이 암센터의 연구에 4900만 달러(약 490억 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임상실험의 목적은 최적 투여량과 부작용 여부를 알아내는 것. 현재 3단계 중 2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다.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