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국인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점, 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미국 사회에서 우뚝 섰다는 점 등에서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와 비교되기도 한다.
블러드굿은 오는 12월 3일 워드의 재단이 여는 혼혈아동돕기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세 살 때 부모님이 문화적 차이로 이혼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그녀는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뛰어난 외모와 이국적인 분위기 탓에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으며, 17세 때는 LA 레이커스 프로농구팀의 치어리더로 활동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당시 그녀의 출중한 외모에 반해 접근한 유명인사도 있었다. 바로 록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앤서니 키디스가 바로 그 주인공. 어느 날 농구장에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끼를 발견한 그는 경기가 끝난 후 그녀의 뒤를 잽싸게 쫓아왔다. 당시만 해도 어안이 벙벙했던 그녀는 그저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인사만 했을 뿐 자신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후 다른 전문 에이전시에 의해 발탁된 그녀는 곧 뉴욕으로 건너가 나이키, 아디다스, 갭 등의 모델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머니 정상자 씨가 허드렛일을 하던 도중 부상을 당하자 모든 일을 접고 다시 LA로 돌아왔다.
그후 그녀는 모델보다는 연기와 배우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춤에도 일가견이 있던 터라 마릴린 맨슨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는가 하면 프린스, 브렌다 등 유명 가수의 백댄서로도 활약했다.
그녀의 할리우드 데뷔작은 2004년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 그후 애시튼 커처 주연의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 <에이트 빌로우> 그리고 내년 개봉 예정인 <패스 파인더> 등에 이르기까지 2년 만에 단숨에 주연 배우로 성장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그녀는 자신의 독특한 이름인 ‘문(Moon)’ 때문에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어머니가 직접 지어준 한국 이름인 ‘문’은 사실 미국에서는 속어로 ‘마약’으로도 통하기 때문. 마약 중에서도 특히 강하고 가격이 비싼 ‘사이키델릭 문’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녀는 “내 이름은 마약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어머니는 평생 마약을 입에 댄 적이 없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블러드굿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혼혈인 아버지의 성이며, 아버지는 13년 전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녀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의 배우 에릭 밸포와 약혼한 상태며,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가수로도 데뷔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 그녀는 이미 한국인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어렵게 살아왔던 어머니의 한을 담은 곡 ‘아메리칸’과 자살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일요일의 자살’ 등 30여 곡을 작곡해 놓은 상태.
그녀는 “난 누가 뭐래도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다. 내 핏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 열심히 사는 같은 한국인들을 볼 때 가족애를 느끼기도 한다”면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오는 11월 15일부터 전파를 타게 될 드라마를 통해 그녀의 이런 자부심과 근성이 미국인들의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될 듯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