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즈 카디프의 수산 시장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버스터(난봉꾼)’라는 애칭이 붙은 바다 갈매기가 그 주인공. 이 갈매기의 특기는 생선 가게에서 몰래 생선을 훔쳐다가 먹는 데 있다. 그것도 주인이 빤히 보는 앞에서 잽싸게 좌판 위의 생선을 낚아채 가는 것.
6개월 전부터 나타난 이 갈매기는 유독 키스 트웜리(64)라는 이름의 할아버지 생선 가게만 털고 있다. 하루에 여러 차례 날아와서는 이런저런 생선들을 물고는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트웜리는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갈매기를 쫓기는커녕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것.
이유인즉슨 사람들이 이 갈매기의 기이한 행동을 보기 위해 몰려 드는 통에 오히려 장사가 잘된다는 것이다. 그는 “갈매기가 가장 좋아하는 생선은 대구와 연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생선만 집어 가더니 이제는 입맛이 고급이 됐는지 비싼 생선만 골라 간다”면서 너털웃음을 짓는다.
사실 이 갈매기의 뻔뻔한 도둑질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아침부터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 “갈매기 덕분에 이 시장에서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고 말하는 트웜리는 “이제는 갈매기 없는 장사는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 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