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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현재로서는 상당히 희망적이다. 민주당이 정권에 등을 돌린 민심을 U턴시키기에는 재보선까지 남은 한 달 보름여의 시간이 너무 짧다. 무엇보다도 노무현 후보 교체설로 민주당의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어 8·8재보선도 한나라당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치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통상적으로 재보선의 투표율은 4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이번 재보선에서도 젊은층의 투표 포기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싹쓸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8·8재보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상당히 신중하다. 당직자들은 재보선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어느 지역구에 누가 거론되는지, 선거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지난 14일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연을 취소시킬 정도로 당직자들에게 언행조심을 당부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후보가 한 일은 표정관리밖에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 후보는 근신에 근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신중한 태도는 물론 역풍론(逆風論) 때문이다. 역풍론은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지난 6월 초부터 대두됐다.
근거는 수없이 많다. 우선 국민들의 견제심리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싹쓸이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완전 장악한 마당에 재보선을 통해 국회 원내 과반의석까지 차지해버리면 “한나라당이 다 해먹는다”는 비판과 우려감이 국민들 사이에 파고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당 일각에서는 역풍론을 우려, 선거 열흘 전쯤부터 “울산시장과 대전시장 정도는 양보해도 된다”는 ‘전략적 패배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젊은층, 호남 출신, 진보세력의 역결집 현상도 역풍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 지지성향이 강한 20대∼30대 젊은층과 수도권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 포기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응집력이 강한 젊은층과 호남 출신들이 위기의식을 가질 경우, 재보선전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당의 조직이나 인적구성이 정적(靜的)인 한나라당보다 상당히 동적(動的)이라는 점도 한나라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국민참여경선으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노풍을 일으켰다. 따라서 이번에도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이벤트를 만들 것이고, 그럴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냉정한 분석이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노무현 후보가 재보선을 완전히 틀어쥐고 치르는 방법이다. 노 후보가 선거의 책임까지 100% 지겠다고 선언한 뒤 자신의 ‘컬러’에 맞는 후보를 대거 출마시킬 경우 ‘제2의 노풍’이 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역풍은 내부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한나라당은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선거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국회운영을 오만하게 하거나, 이 후보 측근들이 ‘자책골’을 넣을 우려에 대한 걱정이 팽배해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지난해 10·25재보선에서 압승하고 난 뒤 이 후보가 당내 개혁에 소극적이었고, 이 후보 측근들이 대선 승리감에 푹 빠져 올초 위기를 자초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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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김현철, 이신범, 박찬종 | ||
그러나 역풍은 8·8재보선 공천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6·13지방선거 결과에서 보았듯이 “호남을 제외하면 어느 곳이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따라서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이 후보 측근들의 대거 출마설로 당내 반발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후보가 만약 8·8재보선 공천을 잘못 다뤄 비주류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거나 주류 내부의 갈등을 촉발시킬 경우 역풍은 의외로 빨리 한나라당을 덮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공보특보였던 박진씨가 6월초 일찌감치 사표를 던지고 서울 종로에 사무실을 냈다. 박씨는 일부 언론쪽에는 ‘엠바고’를 요청했지만 반 공개적으로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종로는 정인봉 의원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7월 초쯤 예상되는 판결에서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대법원 판결도 나지 않은 마당에 이 후보 측근이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뒷말이 나돈다. 영남의 한 의원은 “이 후보 측근들이 대선을 이긴 것처럼 행동하면서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측근인 L의원은 경기 하남(유성근 전 의원 지역구) 출마설이 나돌고 있으며, 측근 Y씨도 경남 마산합포(김호일 전 의원 지역구)를 점찍어 두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후보 진영은 측근정치 비판을 우려, 내부적으로 두 사람이 불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광명(손학규 경기도지사 지역구)에는 이신범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최근 귀국 후 이 후보를 독대한 자리에서 “활동을 하려면 배지가 필요하다”며 공천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 막내아들 홍걸씨와의 소송 과정에서 10만달러를 받은 점을 상기시키면서 “여론이 좋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말리는 분위기다. ‘DJ저격수’로 국회에서 숱한 폭로에 앞장섰던 이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과 사력을 다한 싸움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이 후보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위 윤상현씨의 경기 하남 공천설도 당내 반발이 상당하다. 한 당직자는 “가뜩이나 우리 당이 민정당의 후신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마당에 전 대통령의 사위를 어떻게 공천하느냐”고 반문했다. 윤씨는 지난 2000년 총선때도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비공개 공천신청서를 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됐었다.
지난 4월 이 후보에 ‘과거 잘못’을 사죄하고 입당한 박찬종 전 의원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박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김민석 전 의원 지역구)나 부산 해운대 기장갑(손태인 전 의원 지역구)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 당직자는 “박 전의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공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이 후보가 대선에 필요하다며 공천을 줄 경우, 부산·경남 의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난제는 YS 차남 현철씨의 공천문제다. 현철씨는 명예회복을 명분으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나라당은 현철씨가 부산이나 마산에 출마한다고 선언할 경우, 공천을 줘야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공천을 줄 경우 자칫 노무현 후보의 상도동행과 비슷한 ‘악수’가 될 수도 있다. 현철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한나라당이 그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지만, 원내 1당으로서의 ‘꼼수’에 불과하다는 여론에 부닥치게 된다.
김일송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