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의 광고홍보 축제 ‘HUAF(Hongik Univ. AD&PR Festival)’ 팀장단. 홍익대 광고홍보학부의 광고홍보 축제 HUAF는 지난 2003년 시작된 홍익대의 광고홍보 공모전 HUAF에는 올해까지 13개 기업·기관이 후원했다.
[세종=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지역 대학이 개최하는 공모전에 국내 유수의 기업, 지자체, 기관의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홍익대 세종캠퍼스 광고홍보학부의 광고홍보 공모전 ‘HUAF(Hongik Univ. AD&PR Festival)’.
지난 2003년 (주)하이트맥주를 시작으로 삼성화재, KT, (주)GS칼텍스, 신한카드, 두산주류, 하이모, SPC, 문화체육관광부,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한국과학창의재단, 충남 연기군청(현 세종특별시) 등 올해까지 13개 기업·기관이 후원했다. 삼성화재는 2011년부터 3년간 HUAF에 참여했다.
학교 축제도 아닌 단일 학부의 공모전에 기업·기관들의 후원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HUAF팀은 기업이 대학생들의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홍익대 이주현 HUAF 총괄팀장(홍보학부3)은 “지금의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대학생들의 생각과 발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모전 뿐 아니라 8개월간 온·오프라인 프로모션도 진행돼 기업에겐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UAF 지도교수인 이기영 교수(광고홍보학부 부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대학생의 기발하고 참신한, 비전형적인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을 수 있다는데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삼성화재가 계열사를 두고도 HUAF에 후원을 3년이나 연속으로 맡긴 것은 그만큼 이 공모전을 통해 얻어 가는 것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균 지도교수도 “대학생들의 마케팅 아이디어를 활용해 2030 세대 및 타겟 목표 층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호의적인 태도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탰다.
HUAF 팀이 서울 신촌에서 제품 홍보 플래시몹을 진행하고 있다.
HUAF는 단순히 아이템 하나를 발표하고 시상자만 가리는 보통의 공모전과는 다르다. 작품 공모는 2달간 진행되며 본선진출 팀을 가려 마지막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다. 프레젠테이션 날은 초청 특강, 공모전 전시, 이벤트 등이 곁들여진 ‘축제’로 열린다.
또한 공모전과는 별도로 연초에 후원사가 확정되면 8개월에 걸쳐 기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이 동시에 진행된다.
HUAF 자체 블로그와 SNS를 통해 후원사 신제품이나 꿀팁 등을 소개하거나 제품 홍보를 위한 길거리 플래시 몹을 실시하기도 한다. 기업과 기관에게는 8개월 간 젊은 층을 겨냥한 자연스러운 홍보기회가 주워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연기군이 후원한 HUAF에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집했으며 직접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 전통시장을 알리는 이벤트도 진행해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기영 교수는 “지난해 후원 기업으로 부터 틀을 넘어 기업 스스로 할 수 없던 것을 공모전을 통해 보상 받았다는 피드백을 들었다”며 “공모전의 결과물이 실제 마케팅에는 실행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기업이 홍보 전략을 수립할 때 베이스로 사용된다. 실제 잠재적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받기 때문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HUAF의 모든 과정은 학생들이 주도한다. 예산, 감수 등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지만 기획, 후원사 섭외, 예산 집행, 프로그램 진행, 홍보 등 행사의 모든 과정은 학생들이 직접 한다. 행사 예산은 학교의 지원 없이 오로지 학생들이 섭외해온 기업의 후원으로만 채워진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광고 홍보와 관련된 실무경험을 자연스럽게 쌓는다.
이진균 교수는 “학생들은 HUAF를 통해 효과적인 브랜딩과 IMC 전략을 실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홍익대 광고홍보학부의 산학연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HUAF는 이제 전국 최대 규모의 광고홍보 공모전으로 성장했다. 전국 단위로 공모를 진행하는 대학은 국내에서 홍익대가 유일하다. 올해 공모전에만 60여개 대학 166건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교수는 “한 후원업체 대표는 ‘공모전의 규모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HUAF의 조직과 체계에 놀라움을 표했다”며 “이제 HUAF는 학부의 행사를 넘어 홍익대를 대표하는 산학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총장도 관심을 보이며 공모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HUAF 이상한 공모전 포스터.
HUAF가 전국 규모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섭외는 어려운 일이다.
이주현 총괄팀장은 “후원사 섭외가 가장 스트레스가 심하다. 100개가 넘는 회사의 마케팅 팀에 이메일과 전화를 넣지만 메일이나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만나더라도 기획이 거절되든지, 예산이 턱없이 적어 섭외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며 “올해 공모전도 수개월간 후원사 섭외가 안되다가 마지막에 연결된 곳이 SPC였다”고 토로했다.
이기영 교수도 “후원사와의 연결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고비가 여러차례 있었다. 초기에는 지역사회에서나 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도와주기도 했다”고 했다.
덩치가 커진 HUAF는 이제 내실을 다지며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HUAF 백동호 PR팀장(광고홍보학부 3)은 “공모전을 이끌어오며 노하우가 쌓여 나름의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 틀 안에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영 교수는 “규모는 충분히 확대 됐다고 본다. 학생 내부에 초점을 맞춰 실무역량을 키우는 윈-윈(Win-win)하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진균 교수도 “HUAF는 명실상부 전국 최고, 최대의 대학생 광고홍보 축제로 자리 매김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양과 질에서 더욱 많은 기업과 학생의 관심과 참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UAF는 다음 달 9일 홍익대 세종캠퍼스 아트홀 실험극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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