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이회창 전 총재가 짧은 귀국일정을 마치고 미 국으로 출국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보좌했던 한 측근 인사가 이 전 총재로부터 들은 말이다. “정치복귀는 결코 없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창심’ 논란이 번져나가자 이 전 총재는 얼마 전 전직 보좌역 인사들이 옥인동 집을 방문했을 때 그렇게 재차 당부를 했다.
이 전 총재의 전직 특보들도 옥인동을 찾아갔다가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전 총재의 한 전직 특보는 “우리들이 자꾸 부인하는데도 언론에서 이 전 총재의 정치적 역할을 캐묻기 때문에 행동 조심을 재차 당부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최근 말도 안되는 이 전 총재의 대북밀사 파견 논란 역시 이 전 총재가 측근들에게 정치에 일절 개입 말라는 이야기를 힘주어 하게끔 만든 요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옥인동 자택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당부를 했다. 이 전 총재를 한때 측근보좌했던 권철현 전 총재비서실장과 남경필 전 대변인 역시 “이 전 총재께서 괜한 오해 살 일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한나라당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 전 총재 측근인사들 중 일부가 당권 주자 진영에서 일을 돕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 소문의 당사자들은 한사코 부인하고 있지만 이 전 총재 입장에선 한 번 더 단속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전 총재가 자신만을 믿고 따라오던 측근인사들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괴로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좌진 중 일부는 한나라당 부대변인직을 받았지만 다수의 측근인사들이 ‘할 일이 없어진’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한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인사는 “차명진 전 보좌역이 경기도청 공보관으로 가게 됐다는 소식에 이 전 총재가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른다”며 측근들에 대한 애틋한 ‘창심’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이 전 총재가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에 쏟아지는 소문과 악재 때문에 비행기 창 너머로 빗방울을 보는 이 전 총재의 마음이 꽤나 착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