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령도 두무진의 기암괴석들(위). 콩알같은 조약돌로 이루어진 백령도 콩돌해안. | ||
천연기념물, 자연청정구역 등지를 돌아보며 손때묻지 않은 자연속에서 시원한 여름을 즐겨보자. 개발이 안돼 편의시설면에서 다소 불편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으로부터 이만큼 뚝 떨어진, ‘가까운 해외 바캉스’의 맛은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 없는 별미다.
1. 웅진군 백령도
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뱃길 173km.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큰 섬이다. 북한 주민들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북한 황해도 땅과 가까운 백령도에는 두무진을 비롯해 천연활주로인 사곶해안, 콩알만한 조약돌이 장관을 이루는 콩돌해안, 연봉바위 용틀임바위 사자바위 등 다양한 형상의 바위들이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널려 있어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서북단에 위치한 두무진은 ‘제2의 해금강’이라 할 정도로 풍광이 압권이다. 바람이 잔잔한 날 배를 타고 바다위 60 ~70m까지 우뚝 솟은 해암기층을 지나면 흡사 선경에 온 듯한 황홀감에 빠진다. 진촌리 용기포항 외곽의 사곶해안은 이탈리아 나폴리와 더불어 세계에 단 두곳 뿐인 천연비행장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 메모: 백령도에는 10개의 여관과 민박에서 피서객을 맞는다. 요금은 2인1실 기준 4만원. 방마다 샤워실 등을 갖춰 이용에 편리하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백령도 두무진행 쾌속여객선이 왕복한다. 문의 백령여행사 032-836-6662, 진도해운 888-9600
2. 웅진군 덕적도
덕적도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포리해수욕장은 인천에서 75km 정도 떨어진 곳. 72년 국민관광지로 조성된 서해 제일의 관광명소다. 백옥같은 은백의 백사장과 완만한 경사, 그 뒤편으로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어 해수욕장으로는 일급이다.
수백년도 넘어 보이는 토종 송림이 해수욕장은 물론 주변까지 울창하게 뒤덮고 있어 풍광 또한 빼어나다. 국수봉을 비롯해 크고 작은 구릉과 장군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섬 전체를 둘러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여행 메모: 30여 가구 민박집이 있고, 성수기 요금은 3만~4만원선. 대부분 민박은 가정집이지만 시설이 깨끗한 편이며 특히 섬이면서도 물 사정이 좋은 편이다. 민박안내 덕적출장소 032-832-3570.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이용할 수 있다. 1시간 소요. 문의 원광해운 884-3391. 피서철에는 섬내 버스가 배 시간에 맞추어 운행한다.
▲ 인천연안부두에서 1시간 걸리는 승봉도는 썰물 때 백사장이 1km나 넓어진다(위). 아래 사진은 선유도 | ||
인천 연안부두에서 34㎞. 쾌속선으로 1시간 걸리는 승봉도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최고 1㎞까지 나오는데, 썰물이 이만큼이나 빠져나가도 갯벌이 나타나지 않는 이일레해수욕장의 너른 백사장과 남대문바위, 촛대바위 등이 절경이다.
승봉도의 인기를 따라 무인도였던 사승봉도를 찾는 이들도 갑자기 늘었다. 모 TV방송에서 몇년전 방영한 무인도 체험 프로그램의 무대로 알려지고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촬영되면서다.
이일레해수욕장은 10여년전부터 알려져 10만평이 채 안되는 작은 섬에 민박집만 40∼50여채가 들어섰다.
갯벌이 드러나면 바지락을 캘 수 있다. 30여분을 남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촛대바위가 나온다. 두 바위 사이에는 호젓하기 그지 없는 바다가 조용히 도시인들의 마음을 끌어 당긴다.
▲여행 메모: 이일레해수욕장에 식당 두 곳, 여인숙 한 곳, 파라디콘도(032-831-6167)를 비롯한 50여개 민박시설이 있다. 문의 승봉리 이장댁(831-3519).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이 하루 4∼7회 다닌다.
4. 당진 난지도
충남 당진의 난지도해수욕장은 길이 2km가 넘는 백사장과 따뜻한 수온, 푸르고 맑은 바닷물이 자랑이다. 서해안 대부분의 해안이 서서히 오염되어 가고 있으나 이곳만큼은 아직 깨끗하다.
주변엔 낚시터도 많고 우럭 놀래미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해수욕장 이름처럼 각종 난을 비롯한 약초도 많이 자라고 있다. 색다른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인천에서 배편을 이용해 본다. 서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돌아 4시간 남짓 걸리는 뱃길은 서정이 넘쳐흘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귀경길에는 바로 앞바다에 있는 소난지도의 150의총을 둘러보고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등을 거쳐 삽교천 아산만을 경유,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갯벌을 조망하며 달리는 코스도 시도해 봄직하다.
▲여행 메모: 민박안내 난지도 어촌계 041-352-1301, 청소년수련마을 350-3428.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당진행 버스 이용. 당진~교로리간 군내버스 이용. 교로리에서 난지도행 선편 이용. 자가용은 서해고속도로 송악IC-남양방조제-대호방조제.
5. 군산 선유도
전북 군산항에서 43km 떨어진 선유도는 고군산열도의 중심이 되는 섬. 활 모양으로 둥그런 해안에 이어지는 명사십리 은빛 백사장, 맑은 물과 얕은 수심, 빼어난 풍광은 천혜의 해상공원이란 명칭에 손색이 없다.
고군산열도에 펼쳐지는 선유8경은 바다위의 절경이다. 군산항에서 출발해 고군산열도를 향해 가면서 첫 경유지인 야미도는 원래 밤이 많은 섬인데 이‘밤(栗)’자를 밤‘야(夜)’자로 잘못 표기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산세가 무당이 춤추는 것과 같은 무녀도, 신라시대 최치원이 단을 만들고 글을 읽었다는 신시도 월명산 등 고군산열도 12개 섬이 모두 휴양지라는 생각으로 피서계획을 짜면 알찬 시간이 될 수 있다. 선유도 북쪽 장자도와 남쪽 무녀도는 현수교가 놓여 있어 바다 위로 걸어서 오갈 수 있어 이채롭다.
▲여행 메모: 선유도해수욕장에 중앙민박(063-465-3450)을 비롯해 모텔과 민박집이 10여곳 있다. 1박에 모텔 4만원, 민박 3만원. 군산까지 고속버스 이용. 기차는 이리역(익산)에서 내려 군산까지 직행버스 이용. 군산항에서 배를 탄다. 피서철엔 유람선 수시 운항.
6. 진도 관매도
모두 2백31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전남 진도에는 풍광이 빼어난 해수욕장과 해변이 많다. 그중 관매도에 있는 관매해수욕장은 가족단위로 해수욕을 즐기며 섬마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다. 동서로 3km에 이르는 백사장과 3만여평에 달하는 해안송림, 그리고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다. 특히 관매도에는 어느 해안에나 백사장이 넓게 깔려 있어 섬 전체가 천연해수욕장이다.
▲여행 메모: 여관 소라장(061-544-3926)을 비롯하여 민박 8가구가 있으며, 요금은 2만~4만원선. 진도에는 읍내의 모텔을 비롯하여 금갑해수욕장(민박집 5가구), 가계해수욕장(민박집 16가구) 등도 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진도까지 직행버스가 다닌다. 관매도는 배편으로 1시간 거리.
7. 남해 남해도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큰 섬이며 경남 하동군과 남해대교를 통해 육로로 연결돼 있다. 공기와 물이 맑고 풍경이 수려하여, 앉는 곳이 바로 피서지라 할 만큼 명소가 즐비하다. 한려해상공원 가운데 유일한 산악공원인 금산(보리암)을 비롯해 충렬사 용문사 관음포 화방사 상주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 등이 있다.
섬을 둘러싼 한려수도 청정바다는 수산자원의 보고로 다양한 어패류가 서식하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상주해수욕장은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금산 동북쪽 아래 원을 그리듯 둥글게 자리잡고 있다. 3천평 가까운 울창한 자연 송림과 부서진 조개껍질이 뒤덮인 고운 백사장이 인상적이다. 송정해수욕장도 우거진 송림에 깨끗한 백사장과 탁 트인 바다가 시원하다.
▲여행 메모: 남해읍 프라자모텔(055-863-4475)이나 금산 입구 재두장, 금산 중턱의 부산여관 등 이용, 상주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는 여관과 민박이 많다. 교통편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순천까지 간 다음, 순천에서 남해행 직행버스로 갈아탄다. 순천~남해간 버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시간 운행.
8. 고흥 나로도
고흥반도와 연륙교로 이어진 나로도는 고흥읍에서 15번 국도를 따라 이어진다.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로 둘러싸인 내나로도 덕흥해수욕장이 다리 건너 왼쪽 덕흥마을에 있다.
내나로도를 지나 외나로도로 들어가면 나로도해수욕장이다. 외나로도의 여러 해수욕장 중에서도 깨끗한 모래와 맑은 물을 자랑하는 곳으로 4백년 수령의 솔숲이 멋지다. 3백여 그루 소나무밭이 곧 텐트장으로 활용된다.
나로도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기암 절벽의 연속이다. 불쑥 솟은 바위와 벌렁 드러누운 바위가 묘하게 어울리는 꼭두여, 진짜 짐승으로 오인할 정도로 닮은 카멜레온 바위, 먹이를 응시하는 듯한 사자 바위,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진 깊이 70m의 용굴, 거대한 짐승의 콧구멍 같은 쌍굴, 남근바위, 상록수림 등 해안 절경이 계속 이어진다. 다도해해상관광유람선(061-833-6905).
▲여행 메모: 내나로도에는 숙박할 곳이 거의 없고 외나로도에 동백장(061-835-0100) 프라자각 진보각 등 여관과 민박이 많다. 호남고속도로 서순천나들목으로 진입, 1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외곽 2번 국도로 갈아타면 벌교 가는 길. 벌교에서 15번 국도가 나로도로 이어진다. 고흥부터 안내표지가 잘 돼있다.
▲ 남해 금산(위), 아름다운 소매물도 주변의 도초들. | ||
경남 통영(충무)에서 27km 망망대해로 나가면 섬 세개가 한꺼번에 나타난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남쪽 끝에서 마냥 한가로운 이 섬에 닿으면 햇살 눈부신 바닷가, 시간은 새롭게 시작되는 듯하다. 소매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볼거리는 등대섬이다. 자연미가 뛰어난 곳이라 작품 사진과 광고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흰 등대가 솟아있는 풍경은 나그네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1910년부터 90년 가까이 뱃길을 인도하고 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건너가는 몽돌밭은 하루에 두번 썰물 때만 열린다. 부근 바닷가에서 해수욕은 물론이고 스쿠버 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
등대섬은 빼어난 경관 때문에 남해의 해금강에 비겨 ‘해금도’라고도 부른다. 등대 바로 뒤 절벽에는 ‘글씽이굴’이라는 아치형의 커다란 동굴이 있다. 바위에 글씨가 써있다는 뜻인데, 굴 부근에는 부처바위 용바위 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이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서 있다. 섬에서 낚싯배 대여도 가능하다(055-642-8515).
▲여행 메모: 강봉율씨(643-7903) 민박이나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하얀산장(642-8515) 등을 이용한다. 교통편은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소매물도까지 여객선이 피서철에는 하루 5회 증편 운항한다. 유람선으로는 1시간 걸린다.
10. 통영 비진도
통영에서 뱃길로 한 시간도 채 못간 곳에 비진도가 있다. 비진도 외항마을 백사장은 500m 길이로, 개미허리 모양 날씬하게 뻗어있다. 비진도 안섬과 바깥섬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비진도 해수욕장. 동서 양쪽으로 바다와 접해있는 정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백사장 서쪽은 은모래가 곱고 바다도 잔잔한 호수 같은 데다 물빛 곱기로는 남태평양 여느 유명한 섬의 휴양지 못지 않다.
그에 비해 동쪽은 몽돌 자갈밭, 거센 파도가 부서지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수심이 얕으며 수온이 적당해 여름철 휴양지로 제격이다.
민가가 있는 외항마을 서편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다. 원래 비진도에는 백여년 전만 해도 마을에서부터 해변까지 울창한 숲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마을에만 남아있다. 섬 바깥으로는 수달피강, 노루여울, 딴노루여울 등 기암괴석의 절벽이 늘어서 있다. 외항마을 서쪽 해안 낙조가 아름답다. 비진도에는 천연기념물 63호인 팔손이나무가 자라고 있다. 주변관광명소로는 한산도 제승당, 소매물도, 해금강 등이 있다.
▲여행 메모: 비진도해수욕장에서 야영이 가능하다. 외항마을 70여 가구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민박안내 이용득 민박자율협회장 055-642-9704. 식사는 영일식당(642-9672) 과 비진식당(642-9704)이 있다. 통영여객선 터미널(641-2991)에서 여객선이 하루 2회(07:00, 14:00) 다니며 50분 걸린다.
11. 통영 사량도
1백50개의 유, 무인도가 있는 통영지역에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사량도가 피서객을 유혹한다.
옛날 최영 장군이 남해로 유배될 당시 경유하였다 하여 면소재지 앞에 사당을 모시고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르던 사량해협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섬 가운데 국립공원 지리산과 같은 이름의 지리산이 우뚝 솟아 있다.
섬 한복판을 가로지른 지리산은 높이는 398m 밖에 안되지만 기암절벽이 공룡의 등과 같은 능선을 이루고 있어 얕볼 수 없는 산이다. 돈지~지리산~월암동~옥녀봉~진촌에 이르는 8㎞의 산행코스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섬 내에는 대항해수욕장이 있으나 아는 사람만이 찾아온다. 한쪽은 포구로 되어 있고 우측으로는 특별한 시설은 없으나 모래사장과 멀리 둘러선 무인도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 호수처럼 잔잔한 수면을 자랑한다. 백사장 길이는 510m 정도 된다.
▲여행 메모: 1백70명 수용 규모의 유스호스텔과 민박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남해고속도로 사천 나들목으로 진입, 사천시 삼천포항까지 간뒤 여객선을 이용한다. 한성해운(055-835-0872)이 1일 2회. 고성군 하일면 입암에서 다리호(673-0529)가 1일 5회 운항한다. 사량면사무소 640-4810
조승열(국토문화회 옛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