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남해 왕지마을 전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아래)영덕 해맞이 공원. | ||
지역에 따라 코스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3월의 남해안 도로에는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꽃향기를 실은 봄바람이 가득하다. 고깃배 등대 갈매기 등 언제나 볼 수 있는 바닷가 풍광이지만 봄에 느끼는 바닷바람은 그 맛이 다르다.
<전남 진도 - 세방낙조 해안길>
한반도 서남쪽 최남단에 위치한 진도는 제주도와 거제도에 이어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큰 섬. 진도대교를 통해 육지와 이어져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진도(珍島)는 ‘보배로운 섬’이라는 뜻. 주변에 보석처럼 흩어진 수백 개의 섬들을 말하는 듯도 하고, 섬 전역에 다양한 역사유적과 유물들을 말하는 듯도 하다.
진도여행은 그리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저녁 일몰까지 돌아보면 섬 전체를 거의다 둘러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진도에서 으레 들르는 곳은 첨찰산(485m) 자락에 있는 운림산방과 쌍계사다. 이곳에서 회동으로 가도 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금갑해수욕장 어촌풍광을 감상해도 좋다. 서쪽을 향해 801번 지방도로를 타고 달려오면 전형 적인 진도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어촌마을. 해안에 펼쳐진 소박한 바다마을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해질 무렵이면 ‘세방낙조길’을 찾아야 한다. 낙조 전망대로 가는 길 바다쪽으로 옹기종기 2백30개나 되는 진도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색의 바다 위로 뉘엿뉘엿 해가 기울 때면 생김새도 신기한 섬들이 짙은 실루엣을 남기며 잠이 든다. 섬과 섬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순간에는 숨이 막힌다. 손가락섬, 발가락섬, 사자섬 등 기묘한 섬들을 찾아보는 것도 독특한 재미다.
▲가는 길: 진도읍 초입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좌측 우회도로로 읍내 진입-우측에 진로유통이 나오고 그 앞 사거리 왼쪽 3번 군도를 따라 의신 방면 2.3km 가면 좌측에 4번 군도(표지판과 함께 온왕묘로 가는 작은 산길이 있음) 따라 3.3km-운림산방 앞 주차-회동(신비의 바닷길)-(1km)-가계해수욕장/서망권을 감상하려면 801지방도를 이용. 석교래에서 지산면 세방낙조대로 향한다.
▲별미 & 숙박: 진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는 간재미요리와 홍주를 꼽는다. 소문난 간재미 요리집은 제진관(061-544-2419). 또 간재미회에 필히 곁들여야 할 전통주 홍주(紅酒)는 지초라는 약초 뿌리로 만든다. 40도 이상의 독주지만 1~2시간이면 말끔히 깬다. 진도군청 문화관광과(544-0151)로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군내면 길가에 산과들(544-7667)이라는 기사식당에서는 방앗잎을 넣어 끓여주는 전라도식 추어탕이 맛깔스럽다.
▲ 진도 운림산. | ||
경남 사천시 남양에서부터 해안을 따라 해안관광도로가 시작된다.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바다는 금방이라도 길을 집어삼킬 듯 가깝다. 삼천포로 가까워지면서 풍광은 더욱 아름답다. 바다에는 초양섬 모개도 늑도동 학섬 신도 등 섬들이 점점이 떠있고 바다를 밝혀주는 등대가 조화를 이루며 제자리를 잡고 있다.
산자락 너머로 해지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길이 끝나갈 무렵 삼천시와 남해의 창선을 연결하는 창선대교와 만나게 된다. 그 외 와룡산의 아기자기한 용주사와 공룡 화석이 남아있는 상족암을 연계하면 좋은 여행길이 된다.
▲가는 길: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이용. 서진주JC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접어들면 사천IC가 멀지 않다. 이곳에서 삼천포로 향하노라면 왼쪽에는 와룡산(799m), 반대편으로는 실안, 유람선 선착장(1016번 도로) 간판이 있는 자그마한 네거리가 나선다.
▲별미 & 숙박: 이 길목에는 두서너 개의 횟집과 황토길(055-833-6207)이라는 찻집이 있다. 찻집에는 장작불로 고아낸 쌍화차를 비롯한 전통차가 괜찮다. 도로 중간중간 나타나는 잔디밭 공원에서 식사를 즐겨도 된다. 삼천포항에서는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사천시내를 이용한다.
<경남 남해 - 노량-왕지리 해안길>
남해 노량마을에서 왕지마을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여행의 시작부터 즐거움을 준다. 언덕 밑으로 해안도로가 이어지는데 고갯길을 넘어서면 왕지마을로 가는 길이다. 평범한 어촌마을이지만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왕지마을은 고려말 이성계가 전국 명산을 돌며 기도하던 중 남해 금산에 이르러 임금이 되는 꿈을 꾸고 한양으로 돌아갈 때 풍광에 취해 잠시 다리품을 풀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이성계가 이곳 굽은 고개를 넘어가 임금이 되었다 하여 ‘굽을 왕(枉) 땅 지(地)’를 쓴다.
4월이면 구두산을 태운 연분홍 진달래가 바다로 쏟아져 내리고 충렬사에서 왕지마을에 이르는 도로는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이 터널을 이루어 하늘을 가리는 곳이다. 남해대교와 푸른 하늘과 하늘보다 더 푸른 쪽빛 바다, 유채꽃, 진달래꽃, 벚꽃 사태, 그리고 한가로운 강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운다.
그 외 남해는 금산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등 명소가 많다. 남면 가천마을 가는 길도 절묘하다. 언덕 위쪽으로 길이 달리고 있어 금방이라도 바다 쪽으로 빠질 것 같은 스릴이 느껴진다. 가천마을은 경사가 심해 절벽 같은 산을 개간하여 다랑이논을 만들고 사는 곳이라서 ‘다랑이마을’이라 불린다.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남해IC-남해대교. 대교 건너자마자 왼쪽길로 충렬사 노량리에 접어들게 된다. 30여 분 구불구불 달려가면 19번 국도와 만나고 이내 남해읍. 남해읍에서 상주쪽으로 가노라면 우측에 가천 암수바위 가는 팻말이 나온다.
▲별미 & 숙박: 노량대교 밑이나 왕지마을에 횟집이 있다. 한산횟집 등은 직접 잡은 자연산 활어로 회를 떠준다. 섬 남쪽 끝에 있는 미조항에서는 봄철 별미인 멸치회나 갈치회 등을 즐길 수 있다. 공주식당(055-867-6728)이나 미조식당 촌놈횟집(867-4977) 등이 있다. 숙박은 보리암 가는 길목이나 남해읍, 도로변에 모텔 등 이용.
▲ (위)경남 사천 용주사.(아래)영광 백수해안길. 바다가 손에 닿을 듯 가깝다. | ||
영덕의 해맞이 공원은 강구면과 축산면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해변공원이다. 영덕대게 집산지로 늘 생동감이 넘치는 강구항을 거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해맞이 해안드라이브길과 만나게 된다. 해맞이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이 절묘하고 금방이라도 쪽빛에 물들 것만 같은 맑은 바닷물에 가슴이 벅차온다.
해안에 빨래처럼 널려 해풍을 맞고 있는 오징어와 명태. 여느 어촌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봄을 맞이하는 어부들의 손길은 유난히 바쁘다. 해안길 중간에 두 곳의 전망대가 있고 부채꽃과 패랭이꽃 등 야생화가 심어져 있다.
해돋이를 관람할 수 있는 곳까지 설치된 1천5백여 나무계단이 유명하다. 이어서 대진해수욕장까지 연계하면 좋다. 대진해수욕장은 늘 한적하고 물이 깨끗하다. 영덕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장륙사와 화수루도 함께 연계해 들러보면 유용한 여행이 될 듯하다.
▲가는 길: 새로 난 중앙고속도로 이용. 서안동IC를 이용해 진보-창수-영해쪽으로 갈 수 있다. 영덕 강구항에서 축산항쪽으로 올라간다.
▲별미 & 숙박: 강구항 등 해안 여러 곳에서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축산항에 있는 용궁회타운(054-732-4338)이 괜찮고 대진횟집(732-0046)의 자연산 도다리 물횟밥이 괜찮다. 숙소는 칠보산자연휴양림(733-5470)도 괜찮다. 울진의 백암온천 가는 초입 후포항 길목의 청풍회식당(788-4044, 4144)은 전망도 좋고 깔끔한 곳이다. 영해에 있는 산해식당(732-2401)은 해물탕이 별미다.
<전남 영광 - 백수해안 염전여행>
갯벌색을 띈 맑지 않은 바닷가지만 길게 이어지는 백수 해안드라이브 길이 가히 환상적이다. 그 길에 낙조라도 만난다면 금상첨화. 백수 해안드라이브는 길용리 원불교 성지에서 홍곡거리 해안을 끼고 장장 18km나 된다. 인적 뜸한 해안길에 차량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언덕 위에 자리잡은 어촌마을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간간히 바닷가에 펼쳐지는 고두섬.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갯벌이 드러나는 모습과 출렁이는 바닷물이 아름답다. 생각없이 달려나오면 염산면이다.
염산면은 이름에서부터 ‘소금의 향내’가 난다. 이곳에는 아직도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들이 많다. 관광지화 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 염전과 창고에 쌓인 소금이 눈빛처럼 하얀 산을 이루고 있다. 소금을 보관하는 시꺼먼 통나무집이 사라져가는 옛 향기를 머금고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영광 방향 23번 국도-영광읍-백수 방면 844번 지방도로(3.5km)-만곡에서 우측 군도로 진입-천정저수지-백수동초등학교-원불교 성지-봉남-염산면.
▲별미 & 숙박: 법성포 일번지식당(061-356-2268)은 소문난 맛집. 보통 4인 기준이라서 2사람 분 상차림은 차이가 난다. 영광읍내 동낙식당(351-3363) 백반상도 푸짐하다. 신라식당(353-4839)은 간단한 백반을 먹기에 좋다. 모래미해수욕장 앞 모래미리조트(353-6472)는 바닷가 카페다. 숙박은 영광읍내 신라호텔(353-3333)과 관광호텔 아리아(352-7676) 등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