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이 까맣고 하얀 분이 뽀얗게 오른 포도를 골라 수확하는 모습 | ||
국내 최대의 포도 생산지 충북 영동에서는 지금 노지 포도(하우스 시설 없이 재배한 포도) 수확이 한창이다. 특히 올해 유행한 그린 투어리즘의 일환으로 포도따기 체험은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더불어 우리 나라 유일의 와인 제조 공장을 방문하는 와이너리 투어도 겸할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이 두 배다.
바나나, 귤만 빼고 모든 과일이 다 난다는 충청북도 영동. 길거리의 가로수까지도 과실나무로 돼 있어 그 명성을 실감케 한다. 소백산 산간 지역의 토양과 기후는 특히나 맛과 향이 뛰어난 과일을 생산해내는 데 적합하다. 복숭아 사과 배 곶감 등 모든 과일이 생산되지만 특히 포도 페스티벌이 열릴 정도로 영동의 포도는 유명하다.
비 개인 주말, 시원한 바람이 달짝지근한 포도향을 실어 영동군 주곡리 포도밭을 방문한 체험객들의 코를 자극한다. 눈이 닿는 곳 어느 곳이나 포도밭이 이어져 있다. 8월 말부터 시작된 노지 포도 수확은 9월 중순경까지 계속 이어진다. 예년과 달리 일찍 시작한 비 때문에 수확 시기가 비교적 짧아졌다.
허리를 굽혀 구부정한 자세로 포도밭을 입문한 사람들. 들어서기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일 만큼 포도의 향이 진하게 진동한다. 농장 주인 장완수 할아버지(60)의 주의사항을 듣고 드디어 포도따기 실전에 들어간다.
손으로 자꾸 만지작거리면 포도가 썩게 되므로 봉지에 싸인 포도를 조심스레 열어보아 잘 익은 것만 따야 하는 것이 첫번째 철칙. 알이 까맣고, 하얀 분이 뽀얗게 묻은 것이 잘 익은 것이다. 각자 비닐 봉투에 3∼4송이 딴 것은 그 자리서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된다. 저농약 품질 인증을 받은 싱싱한 포도이기 때문이다.
갓 딴 포도를 한 알 떼어 먹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5kg들이 한 상자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딴 포도로 상자를 꽉꽉 채워가는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다들 신이 난 표정들이다. 게다가 넉넉한 시골 인심에 1~2kg쯤 초과되는 것은 예사다.
채 익지도 않은 작은 포도 송이를 따 놓고 도움을 청하는 어린 일꾼들, 하나라도 더 담으려는 억척 아줌마, 포도따기는 둘째고 기념 사진 찍기만 바쁜 닭살 연인 등 달콤한 포도밭에서 펼쳐지는 갖가지 풍경도 볼만하다.
▲ 와인 코리아 샤토마니의 지하 토굴 와인 숙성고 입구. | ||
포도향에 취한 사람들은 이곳 와인 시음 현장에서 또 한번 취하게 된다. 영동 지역 캠벨 포도로 만든다는 스위트 와인, 쌉사름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드라이 와인 등 10∼12도 되는 시음 와인들을 먹다 벌써 얼굴 붉어진 사람도 보인다.
공장에서 차로 5분 떨어진 곳에는 포도주 숙성고로 이용되는 지하토굴이 있다. 일제 때 군사용 토굴로 만들어져 연중 내내 13℃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는 이 토굴은 포도주 보관에 안성맞춤이다. 사진에서나 보던 와인 참나무통이 어두컴컴한 동굴에 진열된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와이너리 투어를 끝으로 가을철 포도따기 체험은 일단락 된다. 한번 수확의 기쁨을 맛본 사람들은 밤따기 체험, 고구마 캐기 등 새로운 도전도 해봄직하다. 풍성한 가을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려보는 일만큼 값진 경험도 없다.
관련정보
★ 포도따기, 와이너리 투어
기간: 9월19일까지
문의: 테마캠프(02-735-8142~3) www.themacamp.co.kr/ 넥스투어 www.nextour.co.kr/ 투어익스프레스 www.tourexpress.com/ 웹투어 www.webtour.com 등
★ 개인이 직접 참가할 경우
영동군 산림조합 장정원 011-9586 -7139 / 영동군 주곡리 장완수 043 -743-0139 / 와인코리아 043-744-3211~5, 011-9849-7019 www. winekr.co.kr 또는 www.chateaumani. com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동 IC로 나와 19번 국도 따라 영동읍으로 진행, 김천 방향 4번 국도로 꺾어지면 오른편에 와인 코리아 샤토마니 공장, 왼편이 포도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