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에 자리한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 하늘 위로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에어컨 바람이 부럽지 않은 천연바람이 솔솔 분다. | ||
1. 가평 - 석룡산·복희동 폭포
경기도의 숨은 오지마을. 가평군 북면 지역은 가는 골골마다 거의 다 한두 개씩 유명 폭포를 안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석룡산(1,155m) 자락에 있는 복희동 폭포. 적당히 걸을 수 있어서 트레킹 코스로 충분하다.
복희동 폭포를 감상하려면 40~50여 분 정도가 소요된다. 산행 들머리인 38교 다리에서 1.7km 정도 위치에 있지만 차량을 이용할 경우 계곡을 기점으로 맨 끝에 있는 식당부터 시작하면 된다. 오솔길엔 등산객들이 남겨놓은 발자국 덕에 초심자도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산행 초입부터 계곡이 이어지는데 풍광은 가히 절경이다. 울창한 숲이 산길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주고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여름 더위를 가시게 한다. 계곡엔 적당한 크기의 돌과 바위가 있어서 늘 수량이 풍부하고 물은 매우 맑다. 조무락골, 조각넘이골, 독바위, 윗방골, 사태밭골, 흐릿든지 등의 계곡이 연이어지고 곳곳에 작은 폭포들이 많다.
시원한 그늘, 계곡에 취해 지루한 줄 모르고 올라간 길옆으로 복희동 폭포 팻말이 나선다. 팻말 따라 우측 골짜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폭포가 반긴다. 다만 자리를 펼 수 있는 공간은 마땅치 않다는 점을 참조해야 할 듯.
여행안내 ▲자가 운전: 가평읍-75번 국도 이용-목동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21km 정도 가면 용수목-이곳에서 도마치 방면으로 직진하다 삼팔교 앞에서 우회전.
▲별미집과 숙박: 계곡 주변으로는 취사가 가능하다. 가평읍내에 있는 ‘인천집’(031-581-5533)은 원래 백둔계곡 초입에서 두부집으로 소문난 맛집이다.
숙박은 조무락골에는 ‘鳥舞樂’(조무락·031-582-6060)이 가장 빼어나다. 도마치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꽃 핀 자리’(031-582-9632)가 있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황토방. 단체 수련원을 비롯해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숙박동이 있으며 전통 찻집도 있다.
2. 평창 - 오대산 염불암
오대산에는 산 이름 그대로 오대(五臺)가 있다. 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가 그것. 각 산자락에는 고찰들이 하나씩 숨어 있다. 중대사 위에 자리한 적멸보궁은 기도처로 널리 알려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지만 아직까지 사람 손길이 못 미친 곳이 서대 염불암이다.
초입 산길은 다소 가파르다. 트레킹 첫 발걸음만 힘겹게 떼면 그 뒤로는 산허리를 잇는다. 약간의 숨가쁨만 감안한다면 가족 트레킹을 시도해봄직하다. 고갯길을 넘어서면 산죽길이 나오는데 1시간 정도 걸으면 된다.
이곳에서 고개 능선까지는 길지 않다. 능선을 오르면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전나무와 소나무 숲길이 나온다. 숲길이 편해지면서 평평한 공간에 우통수(于筒水)가 나온다. 우통수는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이 ‘한중수’라 하여 다른 물보다 세 배나 비싸게 쳤던 샘물을 일컫는다.
우통수에서 서너 발자국만 떼면 염불암으로 들어서게 된다. 절집 앞은 시원하게 트여 있고 수행처라서 스님 한 분이 거한다. 간혹 자리를 비울 때도 있지만 하안거, 동안거 등 수행 기간에는 절집을 떠나지 않는다. 그 외 오대산의 월정사, 상원사를 비롯해 한국자생식물원(033-332-7069)이 인근에 있다. 특히 오대산 일원에서는 오대산관리사무소에 미리 신청하면 자원봉사자 등을 통해 ‘숲해설’을 해주고 있다.
여행안내 ▲자가 운전: 영동고속도로-진부 나들목-6번국도 따라 가면 월정삼거리-삼거리에서 강릉 쪽으로 가다가 직진하면 월정사 매표소. 주차장에서 상원암을 지나 중대로 잇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찻길을 따라 걷다보면 벽돌 보도가 끝이 나고 다리가 나오면서 비포장이다. 그리고 적멸보궁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데 그 옆을 잘 살피면 산행길이 보인다.
▲별미집과 숙박: 오대산 월정지구에는 ‘비로봉식당’(033-332-6597)이나 ‘동대산’(033-332-6910), ‘가마솥’(033-333-5355) 등 괜찮은 산채집이 많다. 진부읍내 ‘삼미식당’(033-335-1598)의 오삼불고기가 괜찮고, ‘해오라기’(033-335-8466)는 장칼국수가 맛있으며, ‘감미옥’(033-335-6337)의 올갱이 해장국이 먹을 만하다.
숙박은 오대산호텔(033-330-5000)의 시설이 빼어나며 가족실도 있다. 산속 깊숙이 있는 아람치골 박영복 화가(033-333-0418)가 사는 집도 괜찮다.
▲ 가평 석룡산 복희동 폭포. | ||
울주군과 밀양시로 넘어가는 고갯길. 경상도 산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산세의 수려함에 빠져 가슴이 벅차오른다. 신불산, 천황산, 간월산, 영축산, 능동산, 재약산, 가지산, 운문산 등등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이곳은 사철 아름답다. 골마다 맑은 계곡들이 산재해 있다. 어느 곳에서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데 그 중에서 파래소 폭포는 약간의 트레킹이 필요하다.
파래소 폭포를 가려면 신불산(1159m) 휴양림(상북면 이천리)을 찾아야 한다. 배내골 입구의 표시를 따라 휴양림으로 찾아 들어가면 되는데 눈길을 끄는 곳은 죽림굴.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온 신자들이 세운 영남 최초의 ‘공소’다.
죽림굴을 나와 휴양림으로 내려오면 매표소가 나온다. 울창한 숲 사이를 차지하고 있는 산막들. 숲과 계곡이 잘 어우러져 피서지로 최적이다. 휴양림에서 파래소 폭포까지는 차량통행이 불가능한데 1km 정도 걸으면 된다. 왕복 1시간이면 충분.
계곡 옆으로 난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하지만 ‘복병’은 있다. 바로 폭포까지 내려가는 길이다. 신발 등은 잘 챙겨 신고 가는 것이 좋다. 폭포의 물줄기는 웅장하고 시원하며 깊은 소를 만들어 내었다. 둥근 소는 마치 큰 수영장을 방불케 하지만 깊이를 알 수 없어 입구 낮은 곳, 돌 위에 앉아 탁족을 즐기는 것이 좋다.
여행안내 ▲자가 운전: 경부고속도로-양산나들목-언양읍으로 가서 석남사 경유, 밀양 방면으로 가다가 배내골 방향으로 좌회전-배내골. 휴양림은 상단과 하단으로 가는 길이 다르다. 배내 정상에서 왼편 팻말을 따라 9km 가면 상단부분과 만나고 더 아래로 내려와 종점상회에서 좌측 비포장길을 따라 가면 하단부분과 만나게 된다.
▲별미집과 숙박: 언양에는 소문난 언양불고기 집성촌이다. 그중 ‘언양전통불고기’(052-262-0940)나 방향이 다른 ‘언양 진미불고기’(052-262-4422)가 소문나 있다. 또 지역 토박이가 추천해준 곳은 ‘등대횟집’(052-262-5433)이다. 직접 정자항 근처 바닷가에서 고깃배를 띄워 활어를 공수해오는 곳이다. 숙박은 신불산 자연휴양림(055-383-6493)을 비롯하여 잘 지어놓은 펜션 등이 많다.
4. 제천 - 금수산 용담폭포
제천에서 청풍호 가는 길은 이제 그만 논하고 싶다. 일단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될 것이고 <왕건> 세트장이나 청풍문화재단지는 반드시 들를테니 말이다. 그리고 만남의 광장에 있는 청풍랜드에서 레저를 즐기며 수경분수를 감상하는 일,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 일대 풍경을 감상하는 것 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무암사나 정방사 등 고찰도 들러볼 만하다.
▲ 금수산 용담폭포. 아래는 밀양 신불산 휴양림 내 계곡. | ||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용담폭포를 찾으면 된다. 금수산 남쪽 기슭인 백운동에 들어앉은 용담폭포는 하천리 마을에서 폭포까지는 10~15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까워 딱히 트레킹이라고 하기도 무색하다. 폭포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다. 폭포 입구에는 커다란 둥근 바위 여러 개가 계곡 앞을 막고 있으며 그 사이로 졸졸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그 뒤켠에 넓이를 알 수 없을 만큼 큰 바위가 있다. 깎아지를 듯한 넓은 바위 한켠으로 물이 쏟아져 내린다. 높이가 30m 정도.
산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주봉인 망덕봉까지 연계하면 좋을 듯하다.
여행안내 ▲자가 운전: 영동고속도로 남원주-중앙고속도로 이용-남제천IC-능강계곡. 정방사는 청풍대교 건너기 전 상천리로 좌회전-능강계곡 매표소(시멘트 포장길 따라 10여 분 달리면 정방사 주차장)-계속 직진하면 하천리.
▲별미집과 숙박: 토종닭 전문인 ‘잠박골 가든’(043-647-3510)은 닭국물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꽤 괜찮은 집이다. ‘얼음골식당’(043-651-6075)은 자연산 물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숙박지의 경우 이에스 리조트(043-648-0480)는 회원만 이용이 가능하고 국민연금청풍리조트(043-640-7000)가 근방에 있다.